"고선명TV수준의 화질" "CD수준의 음악방송" "3개국어 다중방송" "와이드
TV서비스" "수십개의 방송채널확보" 우리나라에서도 금년말이면 디지털방송
시대가 열린다.

오는 8월중에 발사되는 무궁화호위성을 이용한 직접위성방송(DBS)이 시작
되는 것이다.

위성을 통한 방송방식은 아날로그방식과 디지털방식 두가지가 있다.

아날로그방송은 현재의 TV전송처럼 영상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꾼뒤 위성을
통해 전송, 다시 영상신호로 재생하는 방식이다.

반면 디지털방송은 영상신호를 0과 1의 조합으로 이뤄진 디지털신호로
바꿔 위성을 통해 전송한뒤 이를 다시 영상신호로 재생하는 것을 말한다.

위성을 통한 디지털방송을 실시하고 있는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미국뿐으로
오는 연말에 우리가 무궁화위성을 이용, 방송을 시작하면 세계 2번째로
디지털방송을 하는 국가가 된다.

위성을 통한 디지털방송은 아날로그방송에 비해 엄청난 이점이 있다.

우선 화질이 아주 뛰어나다는 점이다.

디지털방식의 화질을 얘기할 때 "실물의 90%가까이 재현할 수있다"는 말을
한다.

이른바 고선명TV수준까지 이른다는 얘기다.

디지털방송은 또 아날로그에 비해 훨씬 많은 채널을 확보할수 있는 이점이
있다.

정보의 압축률에 따라 중계기당 최대 10개의 채널까지도 가능하다.

이에비해 아날로그방송은 중계기당 1개의 채널밖에 쓸 수없다.

무궁화위성은 방송용으로 3개의 중계기를 탑재하고 오는 연말께 쏘아올릴
예비위성의 중계기를 합할 경우 산술적으로 60여개에 달하는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정보통신부는 그러나 우선 중계기당 최소 3~4개의 채널을 확보한다는 방침
이어서 내년이후 디지털방송은 24개정도의 채널이 선보일 전망이다.

디지털방송은 프로그램제작측면에서 영상신호를 디지털화하기 때문에
데이터전송등 부가적인 기능도 중첩해 보낼 수있어 방송제작과 운영에서
편리하다.

정부는 본방송시 팩스 주식정보 문자방송 정지화면등을 내보내는 데이터
방송도 병행토록 디지털위성방송에 관한 전송방식기술기준에 포함시켰다.

정보통신부는 이 기술기준을 통해 디지털방송을 기존 공중파TV의 비율인
가로세로 4대3과 동시에 고선명TV의 비율인 16대9의 와이드TV서비스도 할
수있도록 했다.

디지털방송시대에는 와이드TV또한 화면의 찌그러짐이 없이 볼수있게 된다.

또 동영상과 음성의 압축부호화에는 전송속도가 10M bps 이상의 고품위
영상처리와 멀티미디어의 동기화를 위한 국제표준인 MPEG2규격을 따르도록
했다.

또 전송방식은 시분할다중(TDM)및 4상위상변조(QPSK)방식을 채택토록 하고
있다.

4상위상변조방식은 AM방식보다 정보의 전송으로 생기는 왜곡현상을 방지
하는 효과가 월등해 화질이 깨끗하다.

무궁화위성을 이용한 디지털방송은 1개영상채널당 음성신호를 3채널로
함으로써 3개국어 다중방송이 실시된다.

현재의 공중파방송은 2개국어 음성다중 방송이 실시되고 있다.

음악등을 들을 수있는 음성채널 수는 5.1채널방식을 도입, 왼쪽 오른쪽
왼쪽서라운드 오른쪽서라운드 가운데 및 저대역효과 등 6개의 스피커로
듣는 효과를 누릴 수있게 된다.

무궁화호위성을 통한 디지털방송은 남북한을 포함하는 한반도뿐아니라
중국의 만주지방 산동반도를 포함하는 중국해안지방 일본열도의 남쪽 절반
정도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대전을 중심으로한 중부권에서는 직경32cm의 파라볼라 안테나로도 TV를
볼 수 있으며 남한지역은 직경 38cm안테나, 한반도전역에서는 45cm정도의
안테나로 충분히 시청할 수있다.

아파트등 공동주택의 경우 공시청안테나를 설치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전체가구가 디지털방송의 혜택을 볼수있다.

정부는 디지털방송의 조기정착을 위해 무료로 방송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부는 디지털방송을 위해 무궁화위성발사(8월), 송신기 기술인증 및
송수신장치 상용시제품제작(9월), 시험송신국 구축(11월), 시험방송(12월)
등의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프로그램을 위성으로 보내는 송신소는 주송신소를 용인관제소에 설치하고
부송신소를 대덕연구단지 부근에 설치하고 있다.

정부는 12월중에 4개채널에 대한 시험방송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용인의 주송신소는 디지털방송의 완전상용화시기인 96년께에 부평에
송신소를 세워 이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인 문제에 앞서 디지털TV의 상용화에 걸림돌이 부처
이기주의. 정보통신부와 공보처가 위성방송허가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어
자칫 상용화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을 자아내고 있는 것.

관계자들은 세계방송의 초석이 될 디지털방송시대를 맞아 모든 부처가
머리를 맞대 빠른 상용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윤진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