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모 TV방송에 "가족회의 있잖아요 아빠"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가족들이 출연해 여러가지 의견을 교환하면서 가족간에 있었던 문제를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프로그램이다.

X세대니 미시족이니 해서 세대간 갈등이 유난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요즘 가장 대중적인 매체인 TV에서 가족회의를 다루는 것은
그만큼 우리사회의 대하부족이 중요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기업에도 세대차이가 있고 계층간 의견의 불일치가 존재한다.

따라서 성장환경이 다르고 사고방식과 가치관에 차이가 있는 다양한
조직구성원들이 서로 스스럼없이 말문을 열고 충분히 의견을 나누어
합의를 이끌어 낼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통풍이 잘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며 이는 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에게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통풍이 잘되는 기업에서는 구성원 스스로가 문제점을 파악하여 드러내
놓고 서로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해 나가는 "투명경영"으로 이어져
전조직원의 힘을 결집할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필자가 속해 있는 회사에서는 경영실적이나 새로 시행되는
중요한 정책을 설명회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소상히 알리고 제도를
바꿀때에는 관련부서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공청회를 열어서
그 제도에 영향을 받는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또 사원들의 소리를 중간 여과없이 듣고자 사장실 직통건의 전화와
팩시밀리를 운영하는등 언로를 터놓기 위한 여러가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렇게 경영진과 사원들이 만나서 이야기하고 오랜 경험을 가진
노련한 사원과 신선한 사고의 신입사원이 만나서 의견을 나누고
세대와 개인차를 떠나 구성원들이 회사라는 울타리안에서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이를 경영에 반영할수 있도록 조성해 주는 것도
기업의 체질을 강화시키는 하나의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고여있는 물은 썩기 마련이듯 통풍이 안되는 조직은 정체되어 결국
퇴락해 버리고 만다.

물이 흐르듯 개인의 바람직한 의견이 조직 전체에 퍼지게 될때 비로소
건강한 기업을 만들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