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의 항로가 순탄치 않다.

본방송실시 한달이 됐는데도 컨버터수급과 전송망설치등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공보처는 28-29일 "케이블TV추진 종합점검회의"를 주재했으나 지역
종합유선방송국(SO)측과 컨버터제조업체, 전송망사업자(NO)간 의견
충돌만 확인했을 뿐 이렇다할 대안을 찾지 못했다.

SO측은 가장 큰 문제로 케이블TV를 시청할 경우 공중파방송 화면까지
방해를 받는다는 사실을 들었다.

전송망설치가 계속 늦어지고, 컨버터의 애프터서비스가 제대로 이뤄
지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SO협의회 박근숙회장(서초케이블TV사장)은 "케이블TV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데다가 가입가구조차 화질이나 전송망 미비를 문제삼아 해약하려
한다.

서초지역에서만도 하루 10건이상의 해약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5월1일 유료방송계획에 커다란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NO(한국통신, 한국전력공사)측이나 컨버터제조업체들은
한결같이 기술적인 측면은 별 문제가 없으나 인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SO측에 따르면 한국통신이나 한국전력 모두 기술인력 확보
차원에서 "개통전담반"을 구성한다고 해놓고 아직까지 실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

더구나 한전의 경우 전송망설치를 하청업체에 맡김으로서 기술인력
확보나 관리감독이 제대로 안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케이블TV는 궁극적으로 쌍방향통신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에대한
NO측의 기술적인 대안도 없는 상태라는 주장이다.

결국 여기저기서 문제점만 터져나올뿐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는 셈.
"''서로 네탓이오''라는 분위기만 팽배해 있다"는 공보처관계자의 말은
이같은 분위기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정부는 3월말현재 케이블TV가입가구가 16만을 넘고, 컨버터 없이
시청하는 가구까지 포함하면 가시청가구는 45만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제기된 기술적 문제점들이 시급히 해결되지 않는한
케이블TV의 앞날은 그다지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