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합그룹이 21일 서울 본사에서 러시아 연해주의 이바렌코 농업국장등
러시아측 관계자들과 연해주및 아무르주의 농축산물 합작개발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에 서명했다.

합작내용을 보면 연해주지역 1억3,000만평과 아무르주지역 1억5,000만평의
개발을 위해 오는 99년까지 도합 2,5000만달러를 투자하여 여기에서
해마다 콩과 밀을 각각 8만t씩 생산하고 소 1만5,000마리를 사육하며
축산물가공도 한다는 것이다.

이번 합작개발 사업은 지난 2월 우리나라의 대륙종합개발과 중국의
흑룡강성이 합작으로 약 10억평의 농지및 목축지를 개발키로 한데
이어 두번째로 합의된 대단위 해외 농업투자사업으로 다음과 같은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첫째는 합작개발사업이 직접투자라는 점이다.

상품교역은 교역상대국의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가능한 반면 중단될수도
있는데 비해 직접투자에 따른 생산및 고용유발효과는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며 투자대상국의 사업환경이 달라 투자위험도 크다.

따라서 교역관계가 상당기간 계속되고 질량모두 일정수준 이상으로
확대된 뒤에 추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게 때문에 중국및 러시아와 대규모 합작개발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우리와의 경제협력관계가 그만큼 심화되었다고 볼수 있다.

둘째는 이들 합작사업이 농업개발투자라는 점이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출범으로 국내 농산물시장의 개방이 불가피해져
경쟁력이 약한 국내농업의 기반이 흔들리는 마당에 해외지역의 대규모
농업개발투자는 좋은 대응방안이 될수 있다.

또한 쌀을 제외한 곡물과 사료,그리고 면화등 1차산품의 자급도가
형편없이 낮은 현 상황에서 이같은 농업투자사업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필요한 사업이며 통일이후의 식량부족에도 대비할수 있는 장기적
미래지향적 사업이다.

셋째는 농업개발 대상지역이 중국과 러시아로서 북방진출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다.

이들 지역에 대한 농업개발투자는 해당국들에도 큰 이익이 되며
장기 합작투자를 통한 경제협력강화는 남북한의 긴장완화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한다.

이상과 같은 의의에도 불구하고 투자대상국들의 정치 경제적 변화에
따른 투자위험에는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미 지적되었지만 흑룡강성 지역의 배수시설 미비등 경제성을
더욱 철저히 조사하는 동시에 중.소 국경분쟁의 재발가능성,우리의
진출에 대한 해당지역 주민의 반응등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쨌든 우리기업의 활발한 해외진출은 세계화추세에 맞는 반가운
현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