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주위사람으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여덟살 난 어린아이가 학원에서 집에 데려다 주는 봉고차에서 내리다가
옷자락이 자동차문에 끼인 것을 모르고 끌려가 죽었다는 이야기이다.

운전기사는 어린아이가 완전히 내린 것도 확인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백밀러도 한번 쳐다보지 않고 앞만보고 쏜살같이 달린 것이다.

이 엄청난 사건이야기를 듣고 물론 일차적으로 운전기사의 실수로
생각할수 있지만 우리사회에 무엇인가 행동규범이 없는데서 빚어진
결과가 아니가 생각되어진다.

우리는 그동안 앞만보고 달리는데 급급해 온것이 사실이다.

목표를 정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단시간내에 해내야 그것이
발전이고 그렇게 하는 사람이 유능하다고 평가되어 왔다.

순서를 지키고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 다지고 다지면서,시간이 걸리더라도
완벽을 기하는 것은 무엇인가 뒤떨어진 것이라고 여겨왔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자동차홍수를 이루는 마이카시대에는 뒤돌아
보는 습관,남을 의식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을 어릴때부터,아니 그보다 유아때부터 가정에서,학교에서,사회
에서 총체적으로 실시하여 몸에 습관으로 익혀지도록 해야한다.

세살때 든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도 있듯이 어릴때부터 생활습관을
잘 갖도록 해야 사회가 명랑해진다.

입시라는 목표만을 향해 달려온 교육이나,성장 증산 공기단축이라는
경제 사회적 통념이 저 어린아이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 아닐까.

목표의 달성을 위해 앞만보고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던 중요한
것은 뒤를 돌아보면서 완벽을 기하는 과정중시의 사회적교육이 아쉽다고
할수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