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점포업계에는 "수업료"라는 말이 있다.

상가경영 초심자들이 실수를 범해 손해보는 돈을 뜻하는 말이다.

이 말은 상가를 경영하는데 이론보다는 실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또 이 말속에는 경험이 없는 사람이 상가입지와 업종을 선정하고 운영하기
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경고"도 담겨 있다.

이런점에서 초심자가 상가를 운영하려고 할때 원칙으로 삼아야 할게 하나
있다.

지나치게 높은 이윤을 내는 업종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초심자일수록 이윤이 적더라도 안전한 업종을 택하는게 유리하다.

특히 초심자는 실패할 경우를 염두에 두고 자본회수율이 높은 업종에 손을
대는게 수업료를 적게 지불하는 방법이다.

부산 남구 민락동에서 필름도매점을 하는 윤모씨도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경우이다.

그가 처음 상가를 시작하려 할때 필름 도매점에 적합한 자리가 나왔었다.

그러나 필름도매점은 마진이 5%정도로 박했다.

게다가 필름을 대주기 위해 여러 곳을 다녀야 하고 일요일에도 제대로
쉴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윤씨는 다른 업종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마진이 높은 로열제리판매업에 손을 댔다.

그러나 로열제리에 대해 별다른 지식이 없었던 그는 고전을 면치못하다가
이 업종에서 손을떼고 다시 학습교재판매업에 뛰어들었다.

학습교재판매업 역시 마진은 다른 업종에비해 월등히 높았지만 판매가
어려웠다.

주로 연고판매에 의존, 간신히 유지하다가 일년도 못돼서 가게를 처분하고
말았다.

그동안 그가 적지않은 액수의 수업료를 지불한 것은 물론이다.

결국 윤씨는 처음에 생각했던 필름판매업으로 돌아왔다.

필름판매업은 마진이 적은대신 사진관이나 유원지 공원등의 필름판매소와
한번 거래를 트면 고정된 판매물량을 확보할수가 있었다.

또 대부분의 거래가 현찰로 이루어진다는 것도 이 업종의 장점이다.

마진이 박하고 몸이 좀 고되지만 윤씨는 지금 안정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윤이 높은 업종에는 반드시 위험이 따른다.

위험이 없고 이윤도 높은 업종이 초심자에게까지 돌아오도록 남아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 이정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