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17일자) 정계개편 이젠 빠를수록 좋다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민자당 김종필대표의 결별의사가 굳어지는 가운데 16일 민주당의
    이기택대표는 탈당과 함께 신당창설을 선언했다.

    양당 모두 궁극의 쟁점은 포스트 YS에 연결된 것이어서 누가 불을
    끄러 나선다 해도 진화의 적기는 이미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또 막상 정치인이나 정당이 집권의 야망을 품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스런 현상이다.

    따라서 연초 정가의 마찰음이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다거나 진폭이
    크다고 우려하고 만류해 봤자 문제는 점점 더 꼬일 따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럴바엔 오히려 막힌 물이 새 수로를 파며 흘러 가듯이 내버려
    두거나 나아가게 유도하는 편이 현명하다는 판단이 나온다.

    왜냐하면 이런 들뜬 분위기의 불확실 사태가 오래 끌면 끌수록 경제와
    사회에 주는 부작용의 골은 깊어져 결국 생산성과 경쟁력을 추락시키는
    이외에 별 소득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야가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의 핵심은 2년후로 다가오는 대선 주자간의
    양보없는 경합과 그 추종자들의 줄서기에서 오는 혼선으로 집약될수 있다.

    설령 한 정당안에 2인 이상의 대선주자가 있다 해서 나쁘다 할 이유는
    없다.

    당내에서 정당한 절차를 밟아 후보를 단일화할 관행과 능력만 쌓아왔다면
    하등 문제될게 없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현실은 정부가 최근에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100점 만점에 단 5점을 받을 정도로 한심한 지경이다.

    비록 경선을 했다 해도 후유증 필지의 매수.협박.폭력등 3류적 악습에서
    한발짝도 탈피하지 못해,대선을 앞두고 "헤쳐 모여"식 당개편을 하지 않은
    적이 한번도 없다.

    그 전철을 이번에 또 밟으러 할 따름이다.

    이러한 한국정치 결함의 근본원인 하나는 정치인이 자기를 인식함에
    있어 착각의 연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데 있는것 같다.

    더러 자기과신을 할수 있는 것이 인간이지만 한 두번 착각하다가
    체념할줄 알아야 자타가 받는 피해가 줄어든다.

    또 하나는 수천년 뿌리의 지역감정이다.

    그것도 엷어지기 커녕 짙어가는데 문제가 크다.

    "같은 값이면 동향이 좋다"쯤은 상정이다.

    결단코 불가라는 식의 일부 지역간 배타의식은 조속히 청산돼야 한다.

    그런 뜻에서 폭넓은 대안을 생각할 때다.

    아무튼 정계개편은 예상보다 빨리 닥쳤고 이젠 피할수 없어졌다.

    개편의 가닥과 내용이 빨리 드러나야 정치.사회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7일자).

    ADVERTISEMENT

    1. 1

      [토요칼럼] '후덕죽의 칼'이 주는 교훈

      최근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의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2’에서 가장 시선을 끈 출연자 중 하나는 후덕죽(候德竹) 셰프다. 신라호텔 팔선 출신으로 올해로 57년째 ‘웍질’을 하고 있는 한국 중식계의 산증인이다. 요식업계에선 전무후무한 ‘셰프 출신 그룹 임원’(신라호텔 상무)이라는 타이틀을 단 인물이기도 하다. 잿빛으로 센 머리와 주름진 손등은 오랜 시간을 단련한 증표다.그는 경연 내내 말보단 태도로 ‘어른의 품격’을 보여줬다. 팀 대항전에서 후배 임성근 셰프가 소스 담당을 자처할 때, 팀원들 사이엔 묘한 정적이 흘렀다. 반신반의하는 눈빛 사이로 후 셰프는 짧고 단호하게 말한다. “여기(임 셰프)가 리더해.” 의심을 걷어내고 책임을 건넨 한마디였다.압권은 그다음 장면이다. 임 셰프가 후 셰프의 칼을 허락도 없이 집어 들어 거침없이 마늘을 으깨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요리사에게 칼이란 전쟁터의 총이자 자부심 아닌가. 그럼에도 그의 입에선 호통 대신 격려의 말이 흘러나온다. “(내) 칼을 아주 잘 쓴다!” 거장이 보내준 무한한 신뢰 덕이었을까. 그가 속한 백수저팀은 임 셰프의 소스를 넣은 요리로 대중평가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이 장면이 오래 마음에 남은 이유는 우리 사회의 풍경과 정반대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댓글창 등 오늘날의 공론장엔 다른 세대를 향한 날 선 대화만 가득하다. 기성세대는 젊은 층을 ‘MZ’라는 편리한 카테고리로 묶어 ‘이기적이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집단’으로 치부한다. 반면 젊은 층은 나이 든 세대를 ‘꼰대’라고 칭

    2. 2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읽는 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의 시끄러운 평화 협상 과정보다 중요한 뉴스는 유럽이 향후 2년에 걸쳐 신규 자금 1050억달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역량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머릿속에서 작동하던 ‘희망의 시간표’를 뒤흔든다.이번주 푸틴 측 약점이 드러났다. 푸틴은 군 지휘관과의 공개 회의에서 전황에 관해 과장된 보고를 들었다. 푸틴의 ‘노쇠한’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는 푸틴 거처가 우크라이나 드론 91대의 비열한 공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꾸며냈다. 이를 뒷받침할 증거도, 목격자도 없다. 약점 드러낸 푸틴트럼프는 중립적이고, 이해관계 없는 중재자 역할을 하며 그의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 훈련, 전술 정보를 지원하고 있다. 푸틴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미국 무기는 여전히 공급되지만 유럽을 경유해 세탁된다. 트럼프의 정치적 위신은 공식적으로 ‘평화’ 외에 어떤 특정 결과에 걸려 있지 않다. 그는 진정으로 중립화된 우크라이나가 자신이나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사실 트럼프는 여러 가지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저울질하며 방향을 탐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은 실제 평화가 성립되기 어렵다. 푸틴의 계산을 바꿀 ‘몽둥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비판자들이 기다려온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할 수도 있다. 이 전쟁은 결국 ‘트럼프의 전쟁’이 될 것이다. 그는 푸틴과의 확전 경쟁에 나서야 할 것이고, 트럼프가 이길 가능성이 크지만 ‘MAGA(미국을 다시

    3. 3

      [취재수첩] 기술 빼앗긴 기업이 법정서 피해 숨기는 이유

      “기술 유출의 실질 피해자인 기업이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지 않는다.”지난달 경남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재판부는 장보고함-Ⅲ 기술을 대만에 넘긴 전직 해군 중령인 방위산업 기업 대표 A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A씨는 2019~2020년 옛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기술자를 통해 불법 반출한 도면 등 핵심 기밀을 총 1억1000만달러에 대만에 팔아넘기려 했다.하지만 한화오션은 재판 과정에서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잘 모른다” “범죄와 관련 없다” 같은 답변으로 일관했다. 재판부가 “실체 규명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화오션이 법정에서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한국 잠수함의 핵심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해외로 넘어갔는지 실체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방산기업이 과거 기술 유출 의혹 사건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배경에는 ‘방산 기술 보안감점제도’가 있다. 2014년 이 제도를 도입한 정부는 보안사고가 발생한 방산기업의 정부사업 입찰 평가 점수(100점 만점)를 3년간 3점 감점한다. ‘기술을 지키지 못한 책임’에 대한 일종의 벌점이다. 업계에선 “결과는 1점 이내에서 갈린다”며 “‘-3점’은 사실상 입찰 탈락을 의미한다”고 말한다.방산기업과 달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첨단 제조 기업은 범죄가 확인되면 내부 가담자를 즉각 색출하고 수사기관에 적극 협조한다. 세계 2위 수준의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기술을 유출당한 LG화학은 현재 진행 중인 2심 재판부에 “엄정히 처벌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유독 방산기업만 기술 유출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