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한지 10개월 밖에 안된 조성춘대동은행장의 퇴진은 은행경영부실에 대
한 내부압력에 따른 것이란 점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경영을 제대로 못하면 쫓겨난다는 경종을 울려주는 계기가 됐다는 대목에서
다.

지난해 3월 권태학행장에 이어 2대행장으로 취임한 조행장은 취임당시 직원
들에게 94결산기에는 1%의 배당을 하고 95년도엔 대동은행을 주식시장에 직
상장시키겠다고 약속했었다.

취임을 반대한 노조를 무마시키기 위해 약속을 지키겠다는 각서까지 쓰고
취임한 조행장은 이익을 내기위한 방법으로 손쉬운 주식투자를 택했다.

조행장의 주식투자는 때마침 불어온 증시활황으로 처음엔 순조롭게 진행됐
다.

93년에 43억원에 불과했던 은행의 이익이 지난 11월말까지만 해도 주식평가
익을 포함해 2백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기도 했다.

그러나 12월들어 주가가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이동통신주식등 이른바 불루칩을 대량 보유했던 대동은행으로선
우량주들의 낙폭이 큰데 따른 손실이 엄청났다.

11월말에 "예상"됐던 이익 2백억원의 "이익"은 한달만인 12월말 56억원의 "
순손실"로 뒤집히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조행장은 "각서"를 지키지 못하게 됐다.

노조측에선 6일 약속을 지키지 못한 조행장의 퇴임운동을 전개한다고 선언
했고 조행장은 이에 굴복, 이날 오후 4시경 사의를 표명했다.
사정등 "외풍"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행장의 사퇴는 시중은행장이 임기중 경영부실로 물러난 첫 사례라는 점에
서 앞으로 다른 은행들에게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부분의 은행들이 금리자유화로 예대마진이 크게 줄어들면서 이익을
남기기위해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기에 더더욱 그렇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