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대형사고가 빈번했던 94년을
보내고 을해년 새해를 맞는 대림산업의 품질경영 슬로건이다.

대부분의 건설업체들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기위해 해마다 새로운
경영목표를 마련, 신년에 임하기 마련인데 대림산업은 올해 경영목표를
지난해와 같은 "질중시의 건설경영 정착화"으로 잡았다.

"제품의 질만이 국제무역기구(WTO)체제에서 기업의 생존을 담보해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입니다. 무한경쟁의 시대에서는 소비자의 기호를 완벽히
파악해 앞선 기술과 품질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품질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수한 인력과 잘 짜여진 관리체계가 오랫
동안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켜야 가능한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올해의 경영목표도 지난해와 같은 "질중시의 건설경영
정착화"로 정했으며 이것이 정착될 때까지 몇년이고 계속할 것입니다"

질향상만이 국제화.세계화시대를 이겨 나가는 대림산업의 21세기 전략
이라고 이정국사장은 힘주어 말한다.

그러나 이사장은 질중시의 건설경영실천이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쾌적하고 풍요로운 환경을 만들어 인간답게 살자는 것이 그 근본 취지
입니다. 살기에 편한 집을 짓고 튼튼한 다리를 건설하는 일은 결국 사람의
가치를 귀중하게 여기고 존중하는 것과 그 맥을 같이하는 상식적인 것
이지요. 생산자이자 소비자이기한 현장직원들이 제품을 완성하기 이전에
소비자로서의 객관적인 평가를 병행한다면 품질 향상은 자연스레 동반
되지요"

그는 이러한 "질중시의 건설경영 정착화"가 지난 1년간 직원들의 의식
속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하고 올해에는 매출액과 수주액을
지난해보다 30-50% 늘렸다.

이는 회계에 바탕을 둔 보수적인 경영을 고수한다는 대림그룹의 이미지
에서 크게 벗어나는 파격적인 청사진이다.

분야별로 보면 지난해 2.4% 증가에 그쳤던 매출액을 올해에는 29.8%가
늘어난 1조6천2백억원으로 잡았으며 수주액도 무려 48.9%가 증가한 3조원
으로 설정했다.

올 매출계획을 공정별로 보면 토목과 건축부문이 각각 3천1백억원, 주택
부문이 4천9백50억원, 플랜트부문이 2천2백억원,해외부문이 2천4백50억원,
기타가 4백억원 등이다.

수주목표는 토목부문이 7천5백억원,건축부문이 4천5백억원,주택부문이
9천억원,플랜트부문이 3천5백억원,해외부문이 5천5백억원등이다.

이러한 매출과 수주계획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 92년 이래 주택부문이
전체에서 30%를 상회,여전히 강세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몇년 전만해도 주택부문이 매출액과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미만
이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주택사업은 이사장의 92년 취임과 더불어 본격화된
것이라 하겠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모두 4천6백34가구의 아파트를 지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3.5배나 늘어난 1만5천1백81가구의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자체사업으로 분당신도시 경기도포천 원주구곡등 14개 지역에서 6천7백
26가구를,재개발.재건축으론 하왕2-1구역 중계4-1구역 대전용전주공재
건축등 5개 사업지구에서 7천5백25가구를 각각 건설할 방침이다.

또 도급사업으로 성내동과 역삼동등 서울 3개지역에서 19-48평형 9백30
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이정국 사장은 주택사업부문의 급격한 물량증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초기단계에서 "질중시의 품질경영"을 정착시킬 계획이다. 그는 이를
공정 및 원가관리,품질 및 안전관리,협력업체 및 고객관리로 나누었다.

공정관리표준화,분할하도급유도,해외시장에서 현지인력 고용 등을 통해
부실공사와 원가 상승 원인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것이다.

또 현장별 품질안전관리실태와 예방점검활동강화등으로 불필요한 추가비용
발생을 억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협력업체에 대한 신기술.신공법의 보급, 공기준수 및 철저한
사후서비스 등으로 고객만족도를 높여가기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