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는 기존 공중파방송과 달리 수용자가 가입을 원해 시청하게
되는 방송입니다.

그런 점에서 수용자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익성도 대변돼야죠. 유선방송위원회는 이러한 케이블TV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운영해갈 계획입니다"

유혁인 종합유선방송위원회위원장은 케이블TV의 개국으로 엄청난 문화환경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방송이 시작된 후 점차 역할을 보완해가겠다고 밝혔다.

"위원회의 주기능은 유선방송의 심의입니다.

그러나 기존 방송위원회와는 다른 규정을 적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프로그램의 질을 존중해야죠"

프로그램 심의가 가장 많은 분야는 영화채널.

12월말현재 6백40여편을 심의해 1백19건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으며 2건에
대해서는 방영불가판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케이블프로그램에 대한 TV시청자들의 반응도 항상 경청해야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위원회는 11월 고충처리부를 만들고 수신자고충처리에
관한 규정을 만들었어요"

유위원장은 또 지역채널프로그램에도 상당히 많은 신경을 쓰고있다고
전한다.

"지역채널의 개설은 지역의 생활정보 안내와 지역복지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지역채널이 왜곡돼 정치적인 색채를 띠거나 혹 사이비언론
행세를 할 가능성이 있는 점도 우려됩니다"

유위원장은 이에 따라 개국후 일일심의제도를 두어 심의하는등 지역채널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60년대 컬러TV가 처음 나오자 우리의 고유문화를 파괴하고 인성을
해친다는 우려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습니다.

그러나 컬러TV는 문화적인 다양성과 새로운 심미안을 국민들에게
심어줬죠. 유선방송의 출현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방송이
국민들의 지적능력과 창조성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