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 외인아파트와 여의도 라이프빌딩이 발파해체되면서 국내에서도
발파공법이 본격 적용될 전망이다.

여의도 라이프빌딩을 발파하기위해 대림엔지니어링의 초청으로 내한한
영국 CDG사의 찰스모럴사장(46)을 만나 외국의 빌딩발파에대해 들어보았다.

-이번 라이프빌딩발파때 먼지가 많이 나고 인근 빌딩에 파편이 날아
유리창이 깨지는등 피해가 생겼는데 성공했다고 볼수있는가.

"대상건물이 목표대로 주저앉아 그런대로 성공적이라 생각한다. 외국
에서도 파편이 튀거나 분진이 날리는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인근 라이프오피스텔의 유리창이 깨진 것은 붕괴과정에서 콘크리트가
아닌, 빌딩벽의 타일파편이 튄 것으로 추정된다. 타일빌딩의 특성을
감안하지 못했다"

-분진으로 인근 주민과 통행인들이 많이 고통을 받았는데 대책은 없는가.

"외국에서는 분진피해를 방지하기위해 스프레이장치를 갖춘다. 그러나
분진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 이번 라이프빌딩발파에는 소방서에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고있다"

-남산 외인아파트와 여의도 라이프빌딩의 발파를 계기로 한국의 건설회사
들은 앞으로 재개발이나 재건축사업에 발파공법을 많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심지에서 빌딩발파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위해 고려해야할 기술은
무엇인가.

"발파해체공법은 한순간에 폭파 철거하는 것이므로 단계별로 치밀하게
수행하는게 중요하다.

먼저 발파대상 빌딩의 구조를 정확히 분석한 다음 안전한 발파계획을
세워야한다. 그 다음 진동영향을 고려하고 적절한 보호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안전구역을 설정하고 외부인을 통제 관리해야하며 발파후에는 신속하게
정리해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아야한다. 이러한 단계별 절차가
빈틈없이 이루어져야만 성공할수있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중요한게 있을텐데. 한국업체들이 보완해야할 부분은
없는가.

"아무래도 빌딩을 이해하는게 중요하다고 할수있다. 즉 폭파할 빌딩의
구조와 특성을 철저하게 이해한 다음 거기에 맞는 안전한 발파 계획을
세워야한다.

이번 라이프빌딩의 경우 상당히 견고한 것으로 밝혀져 사전에 몇개층의
내부벽을 없앴다. 견고하다고 폭약을 많이 사용하면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이다"

-외국의 발파해체전문회사들이 최근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있는 분야가
있다면.

"분진피해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기위해 노력하고있는 추세이다"

우리회사도 영국에서 9개의 건물을 발파할 준비를 하고있는데 분진을
없애는 기술을 개발,적용할 예정으로 있다.

또 수중발파와 건축중인 빌딩의 일부만 발파하는 부분발파도 발파해체중
특수분야로 기술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발파공법으로 해체된 최고높은 빌딩은 몇층짜리인가

"76년 미국 CDI사가 브라질에서 32층빌딩을 해체한 것이 최고기록이다.
우리회사는 영국 맨체스터 셀포드지역에서 케이살 베일아파트 8개동을
한꺼번에 발파,규모면에서 최고기록을 갖고있다"

-발파기술을 익히게 된 동기는.

"16세때부터 폭약을 다루었다. 그러면서 차츰 빌딩이 복잡해지고 노후화
되면서 철거에 관심을 갖게됐고 구조 폭약전문가들이 모여 81년에 회사를
설립하게됐다.

회사에는 현재 100여명의 직원이 있으며 프로젝트별로 전문가끼리 팀을
이뤄 사업을 추진하며 때로는 외부전문가의 자문도 받는다. 지금까지
1,000여개의 구조물을 철거했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