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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무역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제31회 무역의 날을 맞아 국내외 교역환경을 진단하고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2000년 우리무역의 진로와 과제''를 주제로 긴급 전문가좌담회를 마련
했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공동주최한 좌담회에는 김창진
무협상무 사회로 정덕영 상공자원부무역국장과 육동수 럭키금성상사부사장,
강철규 서울시립대교수(무역학), 박태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부원장, 신갑철
한국수출보험공사이사가 참석했다.

이들은 "수출역군인 무역업체들이야말로 국가의 기간산업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국수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질 높은 제품생산과 함께
마케팅 디자인 등 비가격부문의 수준향상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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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 김창진 < 무협 상무/사회 >
정덕영 < 상공자원부 무역국장 >
육동수 < 럭키금성상사 부사장 >
강철규 < 서울시립대 교수 >
박태호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
신갑철 < 수출보험공사 이사 >

<> 김상무(사회) =다가오는 21세기는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가 될것입니다.

유럽연합(EU)의 통합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실현으로 지역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아시아.태평양국가들도 ASEAN APEC등을 중심으로 경제통합을 서두르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처럼 급변하는 국제환경속에서 국내 산업이 성장의 기틀을 다지고 무역의
확대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민관 모두가 협력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먼저 올해 수출입의 특징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 정국장 =중화학공업분야의 수출호조에 힘입어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은
10%이상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국내 경기의 상승은 필연적으로 수입의 증가를 수반, 무역의
적자폭이 커져 가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수출의 특징은 중화학부문의 비중이 전체 수출액의 72.8%를
차지한다는 점과 점차 수출지역이 다변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지구촌 어디에서도 우리의 상품을 쉽게 찾아볼수가 있습니다. 수입
부문은 수출증가보다 훨씬 빠른 18.9%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다행히 자본재의 수입이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소비재가 10%수준에
머무는등 수입구조가 ''건전''합니다.

현재 국내 수출산업을 종합해볼때 우리나라는 수출구조가 점차 종합화학
쪽으로 고도화되고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수입액중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낮다는 것입니다.

<> 강교수 =우리나라가 지난 30년간 연평균 7~8%의 고도성장을 지속할수
있었던 것은 수출의 급속한 확대가 뒷받침이 됐기 때문입니다.

수출은 경제성장및 고용확대등 우리 경제의 견인차역할을 해왔습니다.
지난해의 산업연관효과와 수출소득승수효과를 종합한 수출에 의한 국내
경제성장률은 4.5%로 경제성장률(5.6%)에 대한 기여율이 80.4%에
달했습니다.

특히 수출산업은 국내의 제도와 관습을 바꾸고 각종 산업이 국제화로
나가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 사회 =그동안의 수출은 미국등 선진국의 저가품수입확대및 저임에
따른 가격경쟁력의 확보, 선진국의 기술도입을 통한 기술비용절감등에
의존해온 것을 부인할수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년사이에 경제권역및 국가간 국제분업구조가 급변하면서
우리가 종래 경쟁우위에 있던 경공업제품의 수출이 매우 부진합니다.

이는 해외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경쟁력은 날로 저하되고 있는 반면 산업
구조조정은 이에 미치지 못한 때문이지요.

<> 박부원장 =정국장은 수출과 수입을 비교하면서 아직도 우리의 수출입
구조가 건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자본재의 수입이 전체 수입액의 90%를 차지한다는 얘기는 우리 산업의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무역을 통해 생산과 소비를 확장하고 경제를 발전시킬 다양한 방안이
나와야 합니다.

<> 육부사장 =산업구조조정의 지연 못지않게 가격경쟁력의 약화도 우리
업계로서는 큰 문제가 아닐수 없습니다.

3저현상의 후유증과 민주화과정의 근로자 욕구분출로 인해 금리와 임금등
생산비용이 경쟁국에 비해 크게 높아졌습니다.

최근 임금과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약화된 가격
경쟁력을 회복시키는데는 미흡한 실정입니다.

특히 항만 철도등 인프라의 부족현상은 국민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기업의 생산활동에도 심각한 애로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 사회 =가격경쟁뿐만아니라 비가격경쟁력의 향상도 중요하지요.

<> 강교수 =임금등을 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은 부문의 성장을 서둘러야 합니다.

우선 비가격경쟁을 키울수 있는 분야중의 하나가 자체적인 설계기술을
발달시키는 것입니다.

자동차와 반도체등 주요 수출산업의 설계가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되는
바람에 생산마진이 아주 적습니다.

또한 국내 제품의 품질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마무리작업과
디자인이 취약하고 경쟁국에 비해 해외마케팅 능력과 제품의 다양성이
떨어집니다.

<> 사회 =우리나라 무역이 당면한 최대의 과제는 대일역조의 시정입니다.
대일역조를 개선할 방안은 없겠습니까.

<> 박부원장 =수입선 다변화를 내세워 일본의 상품수입을 간접적으로
제한, 대일역조를 개선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동차및 전자제품등의 핵심부품을 일본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에서 생산
해야 합니다.

<> 정국장 =대일역조가 심해 당혹스럽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지리적
으로 가까운탓에 대일의존도가 너무 높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소재산업과 부품산업에 대한 지원체계가
갖춰져야 합니다.

특히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시장을 개척하면 세계시장에서 성공할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본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것입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싱가포르와 홍콩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캐나다등에
비해서는 대일적자폭이 적습니다.

<<< 계 속 ...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