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국내건설의 세계화''이고 둘째는 ''기술로 승부한다''는 것입니다"

(주)대우건설부문을 맡고있는 장영수사장이 말하는 품질경영의 요체다.

국내건설의 세계화란 테마는 대우그룹의 창업정신에 뿌리를 두고있고
기술제일주의는 장사장의 지론이라고 한다.

"국내에선 싫든좋든 한국적현실이라는 걸림돌이 곳곳에 널려있기 때문에
해외방식으론 힘들다"는 건설업계의 고정관념을 뒤집놓겠다는 것이 대우
품질경영의 실천과제다.

품질경영의 교과서로 채택된 곳은 일본.

세계최대인 일본건설시장을 개척한다는 장기포석까지 깔고 "일본 배우기"
에 거사적으로 나섰다.

우리 관점에서 보면 "마치 전자제품 생산관리하듯이"현장을 꾸려나가는
일본 건설업계다.

이들로부터 습득한 품질경영기법에다 우리의 해외시공경험을 접목시켜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 대우의 장기포석이다.

장사장은 이것이 달성되면 국내현장에서 부실이란 용어는 자동적으로 추방
될것이라고 확신한다.

대우는 이 전략의 첫 실천계획으로 대대적인 일본 현지연수에 착수했다.

내년까지 무려 2천여명의 직원을 일본현장에서 파견, 몸소 일본식 건설
경영을 습득하도록 할 계획이다.

대우 건설부문 직원의 거의 대부분이 일본식 품질관리를 현장에서 배우게
되는 셈이다.

연수기회는 고급기술자나 협력업체대표들뿐만 아니라 여직원들에게까지
주어진다.

연수준비부터 "세계화"를 염두에 두고 이뤄진다.

하루동안 호텔이용법 식사예절 외국여행때 주의사항 외국인과의 대화매너
등 국제적인 비즈니스맨으로서 갖춰야할 기본적인 소양교육을 이수해야
연수기회가 주어진다.

부산에서 일본 후쿠오카까지 3시간 배편으로 이동하는 동안 선상분임토론
이 펼쳐진다.

주제는 국내건설업의 현실에 대한 반성과 개선방향, 일본에서 배워야 할
중점대상 등 오직 품질제일주의의 실천과제들 뿐이다.

이들의 견학대상은 건설현장에 한정되지 않는다.

토요타자동차 야스가와전기등 일본품질경영의 원조인 제조업체들의 생산
과정, 품질관리과정등을 체득한다.

대우 신입사원들은 일본연수외에도 동남아의 해외건설현장으로 보내져
"한국업체들이 해외에선 발군인데 국내에선 왜 그렇게 안되는가"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도록 한다.

인텔리전트 빌딩설계 디자인개발등 고급기술개발은 일본보다는 미국등
서방선진국을 모델로 삼고 있다.

대우는 이를 위해 세계적인 엔지니어링업체인 미국의 SOM사와 업무제휴하고
현재 11명의 기술자를 파견, 연수중이다.

이 회사와는 해외건설수주에서 공동보조를 맞추고 이를통해 익힌 고급기술
을 국내에 적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세계화전략은 해외현장과 국내현장의 연계로도 나타난다.

대우는 파키스탄 인력 50명을 국내 현장에 연수시키는 방식으로 해외
고용인력을 상용전략인력으로 양성중이다.

내년엔 개도국인력의 국내연수를 5백명선, 그 이후 해마다 배증하는 식으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들 개발도상국의 연수생들이 한국에서 배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요령을 피우지 않고 주어진 작업에 열중하는 자세는 우리기능
인력에겐 귀감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 대우측의 설명이다.

국제화시대 국경을 뛰어넘어 서로 장점을 보고 배우면서 경쟁하는 관계가
인력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우측은 "개발도상국 인력의 국내연수를 통해 현지인력을 숙련상용직원
으로 키울수 있고 장기적으론 국내현장의 인건비상승에도 대응할수 있는
효과를 동시에 거둘수 있다"고 말한다.

대우의 이같은 국제연계전략은 "일본의 품질관리, 미국의 고급기술,
파키스탄의 인력을 적절히 활용할수 있는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한국
건설업체들뿐"이라는데 착안한 것이다.

일본 건설업체들은 품질관리에 관한한 세계최고이지만 해외경험을 우리에
못미친다.

미국은 시공중심에서 벗어나 있어 우리와 경쟁할 처지가 아니고 파키스탄등
개도국은 아직 멀었다.

대우측은 "품질경영의 초점을 세계화에 맞춘 것은 이것이 해외건설시장에서
수주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동시에 국내건설풍토를 개혁하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동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