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서초동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개최된 "예술의전당
공식후원사 선정을 위한 기업설명회"는 기업 문화지원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의미있는 자리였다.

예술의전당이 독자적인 운영기금 마련을 위해 국내문화예술기관중 처음으로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80개업체에서 1백여명의 관계자들이 참가, 후원사
선정에 대한 기업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행사에 참석한 기업관계자들은 구체적이고 세밀한 사항에 이르기까지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단위기업이 아닌 그룹차원의 지원이 가능한지, 외국기업도 해당되는지에
이어 만일의 경우 자유롭게 탈퇴할 수 있는지까지 물어 예술의전당측을
당황케했다.

김상식 예술의전당사장은 이에따라 몇가지 새로운 방안을 내놓았다.

신청순으로 결정하겠다는 당초의 계획에서 탈피, 새로운 선정안을 제시
하겠다는 것과 단위기업뿐만 아니라 그룹의 신청도 받겠다는 내용이 그것.

후원사신청은 20일부터 12월10일까지 받기로 하고 선정기준은 추후에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후원사는 연간5억원을 출연하는 대신 예술의전당 로고는 물론 공식후원업체
임을 모든 광고와 홍보에 이용할 수 있다.

전당측은 일단 10개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기업들도 이제 예술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후원할
태세를 갖추고 있을 뿐만아니라 이를 21세기의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받아
들일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김사장은 "설명회 개최전에는 솔직히 기업들이 많이 참여할까 걱정했는데
뚜껑을 열고보니 기업들이 의외로 높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실감하게 돼
기쁘다"면서 "후원사 선정사업이 문화예술부흥의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