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5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 기업이 최근 아시아지역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선언,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연례 정기이사회는 이같은 지멘스의 대아시아
영업전략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연례정기이사회를 독일이 아닌 해외에서 개최한 것이 1백50년 회사역사상
처음이라는 사실 자체에서 지멘스의 의지를 읽을수 있다.
이번 연례 정기이사회에서 확정한 지멘스의 대아시아영업전략은 오는
2000년까지 아시아에서의 영업비중을 현재의 10%에서 20%로 늘리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지멘스의 지역별 매출액비중을 보면 유럽 65% 북미 20% 아시아 10%
기타 5%로 여전히 유럽과 북미가 주요시장인데 앞으로는 아시아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목표대로라면 아시아지역에서의 매출액은 50억달러에서 2000년에 1백50억
달러가 되는 셈이다.
앞으로 5년간 아시아에 대한 투자금액도 이제까지 투자액의 배에 달하는
35억달러로 늘리고 현지조달액도 20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지멘스가 아시아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이회사의 성격을 보면
쉽게 이해할수 있다.
즉 아시아국가들이 필요로 하는 막대한 사회간접자본과 전기전자등 첨단
기계장비는 바로 지멘스가 취급하는 품목들인 것이다.
지멘스의 사업은 크게 8가지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에너지 산업기계 통신 정보기술 수송교통 의료기기 부품 전구등이다.
매출액구성을 보면 연간 총매출액 5백80억달러 가운데 통신이 23.6%,
산업설비 23%, 에너지 16%, 정보기술 13%, 의료기기 8.7%, 교통수송 6.9%,
부품 5.2%, 전구 3%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국가들의 경제성장에 필요한 통신시스템 발전설비프로젝트 교통수송
프로젝트와 공장자동화설비등의 산업설비가 바로 지멘스의 주요사업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지멘스는 아시아지역의 전력수요가 현재의 7백20기가와트에서 2005년에는
1천1백기가와트로 53%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년 5백MW짜리 발전소가 80개씩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전력을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한 전력을 손실없이 송전하는 것도
생산못지 않게 중요하다는게 지멘스의 주장.
유럽이나 미국의 전력손실이 5~10%인데 반해 아시아는 20~30%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시아에서의 전력관리시스템시장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지멘스는 또 아시아지역이 2000년까지 필요한 전화선은 1억2천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통신시스템의 매출비중이 높은 지멘스로서는 놓칠수 없는 시장이다.
지멘스는 현재 아시아지역에 80개의 지사와 20개의 현지공장, 40개의
합작법인을 갖고 있으며 종업원은 2만6천명이다.
2000년에는 종업원이 4백5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시장이 지멘스에 주는 중요성은 제2의 창업을 선언할 정도로 날로
높아지고 있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