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관계가 호전,통일될 경우에 대비해 한반도 지역의 운송과 통신
분야의 협조와 조정역할을 담당할 국제적 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경제신문사가 17일 "전환기의 북한경제"를
주제로 호텔롯데 사파이어 볼룸에서 공동주최한 제4회 북한경제
국제학술회의에서 마크 발렌시아 미국하와이대 동서문화센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사회간접자본의 실태와 향후 개발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발렌시아박사는 "북한은 중국의 동북지역으로부터 한국과 일본을 거쳐
태평양으로 연결되는 교통시설에 대한 수요가 매우 커질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제,"향후 남북한관계의 발전에 대비,이같은 지역기구를 설립해
투자와 건설등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수립과 충분한 토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력무대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렌시아박사는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동북아지역 운송체계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발전된 교통체계와 통신시스템은 이같은
계획에 상당한 기여를 하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진 KDI연구위원은 "북한의 무역추이와 향후 남북교역전망"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은 최근 심각한 에너지및 식량난타개를 위해 외화수요가 급증
하고 있으나 수출의 급격한 감소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북한은 수출의 돌파구를 OECD국가에 대한 위탁가공교역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위원은 남북교역전망에 대해 "양측의 관계진전으로 <>설비제공
위탁가공 <>기술자의 방북 <>직항로개설등의 성사여부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앞서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축사를 통해 "이번주에
김정일체제의 출범가능성이 높다"고 전제,"북한의 새로운 권력이 김일성
체제의 마지막장이 아닌 남북간교류와 협력을 향해 나아가는 정권의
첫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부총리는 이어 "남북경협을 단계적으로 풀어나갈 여러 방안을 준비
하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것은 남북쌍방이 만나 투자보장 대금결제등
기술적인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될것"이라고 밝혔다.

오전과 오후에 걸쳐 주제발표,분과별토론,종합토론의 순서로 진행된
이날 회의는 2백여명의 학계,관계,언론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참가자들의 열띤 주장과 토론이 이어져 많은 관심을 모았다.

< 양승현.이영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