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클린턴정부의 정보하이웨이구상이 나온데 이어 일본과 유럽등이 모두
초고속 정보전달이 가능한 광케이블의 부설을 서두르고 있다.

기업쪽에서도 모토로라사가 77개의 위성으로 지구상 어디서나 의사전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계획(이리듐계획)을 추진하는등 지구를 연결하려는 움직임
은 각계각지에서 힘을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에 앞서 이미 지구를 가장 확실하게 묶어놓은 것이
인터네트(Internet)다.

인터네트를 한마디로 설명하면 컴퓨터 네트워크상호간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A기업의 네트워크와 B연구소의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식이다.

지난69년 미국방부는 군과 관련된 연구소들의 컴퓨터를 연결하는 실험에
들어가 인터네트의 전신에 해당되는 ARPANET란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것은 현재 국내에서도 급속히 가입자가 늘어가고 있는 PC통신(하이텔
PC서브등)과는 기본 개념을 달리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중앙(호스트)이라는 개념이 없는 네트워크였다.

컴퓨터를 서로 연결해 각종 데이터를 주고 받으며 전자메일(컴퓨터를 통한
서신교환)등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은 물론 갖고 있다.

국방부가 생각한 것은 한참 동서냉전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쟁이 났을
경우 호스트가 파괴되거나 통신회선이 끊겨도 남은 것으로 기능할 수 있는
네트워크, 즉 중앙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네트워크였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면서 인터네트에는 민간의 네트워크들도 접속해 들어올
수 있게 됐고 최근에는 상업적이용도 가능해졌다.

인터네트는 급속도로 확장돼 이미 1백37개국에서 약2백20만대의 컴퓨터가
연결되기에 이르렀다.

이를 이용하는 유저(User)는 현재 2천5백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적인 통신망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인터네트의 이용자가 매달10%란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성격상 개방성을 갖고 있고 비영리성이 강한 네트워크간의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유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유저가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세계적 기업들사이에서
인터네트를 통한 제품선전이 하나의 붐을 이루고 있다.

미국의 IBM과 선 마이크로시스템즈가 이미 인터네트로 자사의 신제품을
소개, 고객들의 반응을 조사하고 있다.

일본의 NEC와 후지쓰도 지난달 인터네트를 통한 제품선전을 위해 시스템
개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후지쓰는 1년간 새로 발매하거나 갱신하는 제품수만도 약1천5백점에
달했기 때문에 제품의 사용법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데만도 연간 수십억엔이
소요됐다.

인터네트를 통할 경우 인쇄하는 분량이 줄어들고 그만큼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노릴수 있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세계적으로 많은 음악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롤링 스톤즈
(Rolling Stones)도 인터네트를 통해 콘서트일정등의 정보를 팬들에게
전달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인터네트의 보다 큰 장점은 이같은 상업적이용만이 아니라 접근할수
있는 정보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인터네트는 이것이 갖는 네트워크로서의 확장성만큼이나 이를통해
무궁무진한 정보를 얻게 해준다.

과거에는 명령어조작등이 너무 어려워 초보자에게는 아무리 정보가 많아도
"그림의 떡"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모자이크(Mosaic)라는 소프트웨어가 이를 해결해 주고 있다.

PC를 조작하는데 키보드의 필요성을 없앤 애플컴퓨터의 윈도즈와 마찬가지
로 모자이크는 마치 책페이지를 넘겨가듯이 정보에 접근하도록 한다.

우선 PC를 켜고 책상에 앉아 인터네트에 들어간다.

간단한 조작을 통해 미일리노이대학에서 슈퍼컴퓨터의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연구소네트워크에 들어갈 수 있다.

PC화면은 원하는 정보를 묻게 되고 마우스를 이용해 행글라이딩에 관한
인터네트의 데이터베이스를 볼수 있다.

컴퓨터에는 미스탠퍼드대학의 행글라이딩제조에 관한 정보가 떠오른다.

마우스로 날씨를 선택하면 미시간의 컴퓨터가 보내는 위성기상사진을
얻어볼 수도 있다.

미의회도서관의 목록이나 우주항공국(NASA)의 위성발사기록을 검토할 수도
있다.

물론 영국의 의회 대학, 호주의 연구소, 일본의 대학 박물관등으로
인터네트를 통해 접근할 수있는 지역은 전세계적이다.

인터네트가입은 현재 연구기관이 약45%, 민간기업이 약30%, 교육분야가
약10%인 상태지만 앞으로는 일반개인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 박재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