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에 경영진단바람이 불고 있다.

신한은행은 5일 "지난8월부터 세계최대의 컨설팅회사인 미국보스톤컨설팅
그룹(BCG)으로부터 6개월예정으로 경영진단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들어 외부전문기관으로부터 경영진단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
은행은 보람(미매킨지사) 주택(삼일C&L컨설팅) 서울신탁은행(한국금융
연구원)에 이어 4개로 늘어났다.

경영진단은 말그대로 현재 경영상태를 정확히 분석, 장.단점을 낱낱히
추출해 내는 것.

사람으로 치면 건강진단에 해당하는 셈이다.

은행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짐에 따라 주먹구구식 전략은 더 이상 통용
되지 않는다는게 은행들의 판단이다.

따라서 전문기관들에 용역을 줘서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해야만 장기적으로
살아남을수 있다는 설명.

은행들이 경영진단에 눈을 돌린 것은 지난91년.

은행계내에서의 경영진단은 서울신탁은행이 인터컨설팅사로부터 경영진단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지난92년 중소기업은행(삼성경제연구소)등이 외부컨설팅회사의 문을
두드림으로써 시중.국책.지방은행으로까지 경영진단바람은 확산됐다.

지난 한햇동안 제일은행이 국제기업전략연구소에서 경영진단을 받은 것을
비롯 <>한일은행이 한일종합연구소에서 <>외환.한미.대구은행이 삼성경제
연구소에서 <>광주은행이 안진경영연구원에서 <>강원은행이 국은경제연구소
에서 각각 경영진단을 받았다.

이들 은행은 경영진단을 토대로 "장기경영전략"등을 마련해 놓고 있다.

올해 실시되고 있는 경영진단의 특징은 컨설팅기관이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로 확대되고 있는 것과 그에 따라 용역비용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

국제화가 당면과제로 다가옴에 따라 이제는 국내업체보다는 외국업체로부터
경영진단을 받는 것이 더 결실이 많을수 있다는게 해당 은행의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외국 금융기관을 진단해본 경험이 있는
외국전문업체로부터 경영진단을 받는 것이 더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세계적인 컨설팅기관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신한은행이 제공하는 용역비용도 다른 은행(2~3억원)의 배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내년1월 컨설팅결과를 토대로 장.단기 경영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초 만들었던 "비전21"을 구체화하는 토대로 경영진단결과를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5월10일부터 미국매킨지사로부터 경영진단을 받고 있는 보람은행의
경우 현재 상당한 정도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킨지컨설팅팀은 지난달까지 본점과 영업점에 대한 전반적인 경영상태에
대한 분석을 끝냈다.

현재는 서울압구정지점등을 시범점포로 선정, 컨설턴트가 상주하면서 보람
은행에 알맞는 경영스타일을 시험적용하고 있다.

매킨지사는 특히 단순한 현장분석에 머물지 않고 최고경영자로 하여금
비슷한 규모의 외국은행을 직접 돌아보게해 주목을 끌고 있다.

김동재보람은행장은 오는 14일까지 매킨지사가 추천한 포르투갈 BCT은행과
미국선트라스트은행등을 시찰하기 위해 지난4일 출국했다.

보람은행은 다음달중순 경영진단결과가 나오면 새로운 경영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밖에 주택은행은 지난4월부터 6개월동안 컨설팅전문기관인 삼일C&L컨설팅
회사와 함께 "새롬프로젝트"를 추진, 결제단계간소화등을 이끌어 냈다.

서울신탁은행도 2억원의 용역비를 들여 한국금융연구원으로부터 3개월동안
경영진단을 받아 97년까지의 경영합리화방안을 마련, 추진중이다.

금융계에서는 외부업체로부터 경영진단을 받은 은행이 경영전략수립과
실행에서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특정부문을 선택, 수시로 경영진단을 받는
은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