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의 핵심수뇌부가 바뀐 4일의 주식시장은 주가상승과 거래증가로
나타나는 환영장세를 연출했다.

뚜렷한 명분을 찾기는 어렵지만 굳이 찾는다면 새 경제정책수뇌부가
물갈이가 아닌 자리바꿈이어서 기존의 경제정책들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에 근거한 것이다.

증시정책의 책임을 맡은 박재윤신임 재무장관이 문민정부의 신경제정책입안
에 참여한 실세인데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장원리와 업계자율을 강조했던
점을 들어 금융산업개편과 시장개방이 최소한 계획대로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가 뒤따르고 있다.

박장관은 최근 상공회의소간담회에서 "규제철폐를 과감히 확대, 민간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부처중에서도 가장 간섭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재무부에서도
박장관의 그런 소신이 계속 지켜질지가 주목을 끈다.

박장관 자신은 증시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끌만한 발언을 한 적은 없지만
그의 시장경제론이 외부간섭을 싫어하는 증시의 생리와 잘 화합을 이뤄
시장개입을 줄이고 현안과제들을 시장원리에 따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들이 줄을 잇고 있는 셈이다.

현재 증시는 외국인주식투자한도확대를 비롯 우선주폭락, 주가차별화,
불공정매매등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박장관이 이런 난제들을 어떻게 요리할지가 주목거리다.

박장관의 취임에 대한 기대를 배가시키는 또 다른 요인중의 하나는 홍재형
전임재무부장관이 부총리겸경제기획원장관으로 옮겨 경제정책의 대권을
쥐게 됨으로써 종전에 약속했던 외국인주식투자한도확대등의 개방정책이
보다 확실하게 추진될 것이라는 얘기들이다.

한편에서는 화폐금융을 전공한 학자출신으롯 은행등 제1금융권 우선의
시각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나 전체경제를 보망할수밖에 없었던 경제수석의 경험이 이를 교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신경제의 철학이 담긴 정책의 "일관성" "투명성" "가치성"등을
바탕으로 자율화의 정책의지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이 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