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592) 제3부 정한론 : 반기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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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 그렇게 사가로 돌아가서 정한당 당수가 되어 우국당 당수인 시마와
손을 잡고 봉기준비에 은밀히 착수했을 무렵, 가고시마의 현령인 오야마는
어느날 한통의 전문을 받았다.
그 무렵 규슈지방에는 구마모토에 전신시설이 되어 있어서 그곳에서 중앙
정부의 통고 전문을 받아 각 현에 전달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구마모토에서 비마가 전문을 가지고 왔던 것이다.
"음- 그렇게 되고 말았구나"
전문을 읽고난 오야마는 꽤나 실망이 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혼자
중얼거렸다.
이와쿠라 습격사건의 범인들을 전원 체포하여 처형을 완료했으니 범인
색출은 이제 중지하라는 것과, 그 사건이 전국의 불만 사족들을 자극해서
또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모르니 치안에 가일층 힘을 쓰라는 내용이었다.
중앙정부에서 임명한 현의 행정 책임자인 현령(지사)이 자기를 임명한
중앙정부의 그와같은 전문을 받고 실망을 하다니, 오야마는 말하자면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이었다.
그는 사이고를 존경하는 정한파였던 것이다.
그러나 사표를 내지 않고 현령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는 것이었다.
오야마는 벳푸 신스케를 불렀다.
사이고의 심복으로 육군소장이었는데, 정한론 정변에 패하여 사이고가
낙향하자 군복을 벗고 뒤따라 가고시마로 돌아온 사람이었다.
기리노, 시노하라와 함께 사이고를 떠받드는 삼총사라고 할수 있었다.
아직 이십대 후반의 젊은이였다.
오야마는 벳푸에게 그 전문을 복사해 가지고 사이고에게 가서 보고를
하라고 당부했다.
벳푸로부터 그 전문을 받아 읽어본 사이고는 거의 무표정에 가까웠고, 아무
말도 없었다.
그도 이미 이와쿠라가 자객들에게 피습되었으나 무사했다는 소식을 오야마
현령으로부터 듣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보고를 하러 온 벳푸가 무안할 정도로 덤덤했다.
"이와쿠라를 죽이지도 못하고,모두 희생만 당했군요. 곧 또 제2의 습격
사건이 일어날 거예요. 이와쿠라와 오쿠보는 결코 제 명대로 못산다니까요"
벳푸의 말에 사이고는,
"암살금지령이 공포되어 있는데, 그런 짓을 하면 쓰나"
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이고 도노, 진정으로 하시는 말씀입니까?"
벳푸는 어이가 없는 듯이 물었다.
그제야 사이고는 약간 자조적인 웃음을 떠올렸다.
"암살금지령을 만들 때 나도 적극 찬동했었단 말이야. 암살이란 어쨌든
좋지 않은 것이거든"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4일자).
손을 잡고 봉기준비에 은밀히 착수했을 무렵, 가고시마의 현령인 오야마는
어느날 한통의 전문을 받았다.
그 무렵 규슈지방에는 구마모토에 전신시설이 되어 있어서 그곳에서 중앙
정부의 통고 전문을 받아 각 현에 전달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구마모토에서 비마가 전문을 가지고 왔던 것이다.
"음- 그렇게 되고 말았구나"
전문을 읽고난 오야마는 꽤나 실망이 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혼자
중얼거렸다.
이와쿠라 습격사건의 범인들을 전원 체포하여 처형을 완료했으니 범인
색출은 이제 중지하라는 것과, 그 사건이 전국의 불만 사족들을 자극해서
또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모르니 치안에 가일층 힘을 쓰라는 내용이었다.
중앙정부에서 임명한 현의 행정 책임자인 현령(지사)이 자기를 임명한
중앙정부의 그와같은 전문을 받고 실망을 하다니, 오야마는 말하자면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이었다.
그는 사이고를 존경하는 정한파였던 것이다.
그러나 사표를 내지 않고 현령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는 것이었다.
오야마는 벳푸 신스케를 불렀다.
사이고의 심복으로 육군소장이었는데, 정한론 정변에 패하여 사이고가
낙향하자 군복을 벗고 뒤따라 가고시마로 돌아온 사람이었다.
기리노, 시노하라와 함께 사이고를 떠받드는 삼총사라고 할수 있었다.
아직 이십대 후반의 젊은이였다.
오야마는 벳푸에게 그 전문을 복사해 가지고 사이고에게 가서 보고를
하라고 당부했다.
벳푸로부터 그 전문을 받아 읽어본 사이고는 거의 무표정에 가까웠고, 아무
말도 없었다.
그도 이미 이와쿠라가 자객들에게 피습되었으나 무사했다는 소식을 오야마
현령으로부터 듣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보고를 하러 온 벳푸가 무안할 정도로 덤덤했다.
"이와쿠라를 죽이지도 못하고,모두 희생만 당했군요. 곧 또 제2의 습격
사건이 일어날 거예요. 이와쿠라와 오쿠보는 결코 제 명대로 못산다니까요"
벳푸의 말에 사이고는,
"암살금지령이 공포되어 있는데, 그런 짓을 하면 쓰나"
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이고 도노, 진정으로 하시는 말씀입니까?"
벳푸는 어이가 없는 듯이 물었다.
그제야 사이고는 약간 자조적인 웃음을 떠올렸다.
"암살금지령을 만들 때 나도 적극 찬동했었단 말이야. 암살이란 어쨌든
좋지 않은 것이거든"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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