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청운동은 청와대와 가까운데다 북악산과 인왕산에 둘러싸여
조용하고 쾌적한 동네로 널리 알려진 지역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고관대작이나 부자들이 많이 살고있는 곳이다.

한번 들어오면 수십년을 사는 토박이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청운동에서 유일한 아파트인 자하문터널 위의 청운아파트에 대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5층 11개동을 11~14층 6개동으로 재건축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주민중 약 94%가 재건축에 동의를 했지요. 토목심의 문화재심의 군부대
협의등의 복잡한 절차를 끝내고 현재 입지심의를 다시 받고 있읍니다"

청운아파트재건축추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 91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 왔으나 워낙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달부터 사전결정제도의 시행으로 사업이 급진전될 것을 기대했다.

청운아파트는 지난 71년 서울시가 청계천등지의 무허가주택을 헐면서
철거민들을 위해 지은 아파트 단지이다.

대지면적은 약 6천5백평이고 9평형만 5백77가구가 들어서 있다.

현재 주민중 소유자와 전세입자의 비율은 절반정도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운아파트는 북악산과 인왕산이 좌우를 둘러싸고 있어 조용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다.

지하철을 타려면 경복궁역까지 약 3분정도 버스를 이용해야 하나 단지
자체가 도심에 있어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청운아파트재건축사업의 특징은 현재의 가구수를 그대로 유지하고 평형만
늘린다는 점이다.

자하문터널이 밑을 지나고 경관상 고도제한을 받아 많은 가구의 아파트를
지을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재건축될 24평형 5백77가구는 모두 조합원에게 돌아가 일반에
분양되는 물량은 한가구도 없다.

청운아파트는 또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토지가 모두 국공유지라는 특징도
갖고 있다.

주택을 짓는 과정에서 철거민들의 자금부담을 고려해 토지는 국공유지
상태로 그대로 두기로 계약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이 아파트주민들은 앞으로 사업승인을 받기전에 약 6천5백평에
이르는 국공유지를 모두 불하받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같은 두가지 특징때문에 청운아파트주민들은 재건축을 하더라도 다른
지역과 달리 상당한 분양대금을 납부해야 한다.

주민들이 얼마정도의 부담을 안을 것인지는 국공유지에 대한 감정평가와
시공사와의 건축비계약이 확정되어야 하나 조합은 분양가만 가구당 약
7천만원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지역 토지의 평균 공시지가가 평당 2백50만원선이고 건영측과 건축비를
평당 2백만원으로 가계약한 점을 감안할때 24평형(토지지분 10.5평)의
분양가는 토지비와 건축비가 각각 2천5백만원, 4천5백만원선이 될 것이라는
추산이다.

따라서 개발부담금등 각종 공과금을 합치면 7천만원이상을 내야 새아파트에
입주할수 있게 된다.

다른 지역에 비하면 상당한 부담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24평형의 아파트가 완공되면 이보다 훨씬 높은 선에서 시세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주민들은 재건축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새아파트의 가격은 인근에 아파트가 없어 정확히 알수 없으나 부동산
업자들은 자하문터널을 지나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최근 완공된 아파트들이
평당 5백만원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 1억원이상 갈 것으로 예상
하고 있다.

현재 청운아파트의 가격(건물가격)이 3천만~4천만원에서 간간이 거래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계산때문이라고 인근 부동산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청운아파트는 입지심의와 국공유지 매입을 얼마나 빠른 시일안에 해결
하느냐가 사업추진의 관건이 되고 있다.

특수한 지역이다보니 구청이 한번받은 심의를 다시 받아오라는등 아파트
재건축에 너무 소극적이라며 하루빨리 심의를 마쳐야 한다는게 조합측이
말하는 항변이자 바람이다.

이에대해 서울시측도 "청운아파트 주민들을 도시개발공사가 짓는 시영
아파트에 이주시키고 그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게 바람직하나 전례가
없어 고민"이라고 밝혀 재건축에 가변성이 있다는 여운을 남겼다.

<박주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