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왈, 송시삼백하되 수지이정에 불달하며 사어사방에 불능전대하면
수다나 역해이위리"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기동의 민족문화추진회 1층 강의실. 이
단체 부설 국역연구소가 여름철마다 마련하는 한문강좌에는 한창 기승을
부리는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년수준의 수강생들이 참가,고전열기를
실감케 하고 있었다.

"논어"권지13 "자로"편을 강독하고 있는 이 날 수업한 참가한 50여명의
고전학도들의 자세는 진지하기만 했다.

"시 삼백편을 외우고도 정사를 맡아서 통달하지 못하고,사방에 사신을
보내어 능히 홀로 응대하지 못하면 비록 시를 많이 읽었으나 무엇에
쓰겠느냐"는 강사 송기채국역실장의 풀이에수강생들은 무릎을 치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응답했다.

지난달 1일부터 "논어" "맹자"두 반으로 개설된 이 강좌에는 현재 약
1백여명의 일반인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수강생중에는 사학과, 한의학과, 불교학과등 한문공부를 필요로 하는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으나 불문학과학생이나 일본인등
외국인도 적지않게 끼여있어 눈길을 끌었다.

연세대외국어학당에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는 오사 히사미쯔(29)씨는
"교과서에서 틈틈히 배운것 외에 본격적으로 한문공부를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해오는 한국학생들의 열의가
무척 인상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