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제가 일반 기업의 임금체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에 진출한 외국회사나 연구직등 "특수"
사업장에 제한적으로 실시됐던 연봉제가 지난해말 두산그룹이 과장급
이상의 간부들에게 연봉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빠른 속도로 일반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완전한 서구식" 연봉제 도입의 전단계로 기본급및 수당
복리후생비는 종전처럼 지급하는 대신 4백-6백%의 상여급을 차등지급,
임직원들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또 연봉제를 본격 실시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준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 업무의 성격을 감안해 다양한 보완대책을
세우고 있다.

일진은 올해부터 전문직 80명을 대상으로 식대와 자가운전비 주차비
연월차수당을 제외한 임금에 연봉제 방식을 도입했고 한보철강도 기술직
신입사원 40-50명을 대상으로 능력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세풍전자의 경우 연구직 대리급 이상 신규사원들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적용한 것을 비롯 우성 시즈 한양 해성병원등도 제한적으로 연봉제를
도입하고 있다.

특히 연합인슈는 중역을 공개채용하면서 이사대우 3천5백만원, 이사
3천8백만원, 상무 4천5백만원, 전무 5천만원등의 연봉을 공개해 업계의
화제를 모았다.

또 제일기획이 지난해 매출실적을 평가기준으로 한 연봉제 도입을
선언했고 거손은 올연초에 9명의 제작 기획팀장을 대상으로 연봉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앞서 지난해말 그룹차원에서 1천8백명의 과장급 이상의 간부사원을
대상으로 연봉제 실시방침을 발표했던 두산그룹은 올하반기중에 개인의
능력을 평가해 내년 1월부터 연봉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동양그룹도 내년부터 계열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실시키로 하고
금융부문과 제조업부문을 나눠 기존 급여를 깎지 않는 전제하에 평가기준을
마련중이다.

이밖에 한국IBM과 한국유니시스 동방페레그린증권 삼성휴렛팩커드등 국내
에 진출한 외국업 체나 합작회사들도 개인의 능력에 따라 급여를 차등지급
하고 있다.

이와관련, 한국경총은 최근 전국 2백41개 기업을 대상으로 연봉제 실시
여부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이중 연봉제 실시기업은 4.2%인 10개소에
그쳤으나 아직 실시하지 않은 기업(2백29개)중 6.6%는 "이미 계획을 세워
놓은 상태", 70.3%는 "고려할수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한국경총측은 "연봉제도입이 단순한 인건비
절감이나 임금관리의 용이성보다는 능력위주의 실현과 우수인재 확보수단
으로 활용될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해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대해 한국노동연구원의 이 화선부원장은 "연공서열을 중요시하는
일본마저 임금체계를 연봉제 형태로 바꾸는 추세"라며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전제로 국내에서 임원급과 사무직등에 연봉제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김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