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고용의 상태는 모든 생산적 자원이 완전히 활용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취업을 원하는 모든 사람이 직장을 가져 실업자가
한명도 없어야 완전고용이라고 부를수 있는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물론 "아니오"가 된다. 아무리 경제의 상황이 좋다 해도 실업률이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어떤 사회에서건 언제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잠시 실업의 상태에 있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예컨대 이사를 간다든가 더 좋은 직장을 찾기 위해
지금까지의 직장을 그만 둔 사람이 반드시 있는 법이다. 이와 같은 성격의
실업을 마찰적 실업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을 0%수준으로 떨어뜨리기 힘들
거니와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다.

한 시점에서 비어 있는 일자리의 숫자와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의 수가
일치하고 있더라도 일시에 모든 사람이 알맞은 자리를 찾아 채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일자리를 주는 사람이 원하는 바와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이 원하는 바가 처음부터 정확하게 일치할수 없을 것이다. 말하자면
짝짓기를 하는 셈인데, 서로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새 짝을 찾아 움직
여야 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마찰적 실업인 것이다. 그러므로
마찰적실업의 존재는 건강하고 동적인 사회의 징표라고 할수 있다.

우리에게 문제가 되는 유형의 실업은 다음의 두가지이다. 첫번째는 구조적
실업으로서 자동화라든가 산업구조의 재편등 경제구조의 변화 때문에 발생
하는 실업이다. 예를 들어 봉제산업이 사양화하게 되면 봉제기술자들이 갈
곳을 잃게 되는데, 이렇게 발생하는 것이 바로 구조적 실업이다. 또 하나의
유형은 경기적 실업으로서 총수요의 부족으로 말미암아 경제가 불황에 빠질
때 발생하는 실업이다. 정부의 경제안정정책은 이 유형의 실업을 줄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뒤에 설명한 두 유형의 실업이 거의 제거되고 마찰적 실업만 남은 정도를
완전고용의 상태라고 보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몇%의
실업률을 그 수준으로 보는 것인가? 그것은 나라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번에 실업률의 일반적 수준이 나라마다 다른 이유를 설명한바 있는데,
같은 이유로 완전고용이라고 볼수 있는 실업률도 다를 수밖에 없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여건이 달라져 완전고용이라고 볼수
있는 실업률이 달라질수 있다.

경제학자에 따라 견해가 조금씩 다르지만 미국의 경우 5~6%정도의 실업률
을 완전고용으로 보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이보다 훨씬 낮아 2~3%
정도가 되어야 완전고용으로 볼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실업의 가능성
이 지극히 높은 여성이나 청소년들이 노동시장에 많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
에 실업률이 일반적으로 높은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완전고용이라고 볼수
있는 실업률의 수준도 자연히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