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산행이 인간에게 무한히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고 말한다. 끊임
없이 변화해 가는 힘과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는 의연함을
깨우쳐 주기에 산을 찾게 된다고 말한다. 경복고등학교 29회 산우회도 산행
을 예찬하는 모임이다.

필자를 비롯 정인성성심병원장 고희구영민기업대표 윤의영국방부과장
전영석럭키화재대리점사장 김원희주공아파트관리소장 박승서전대한변협회장
김재희 경복고교사등이 산속에서 우정을 나눈다.

학창시절의 추억을 서서히 더듬으면서 철없던 시절을 이야기하며 산을
오르노라면 노년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힘이 드는줄도 모른다. 1주일만에
만나지만 평생을 다져온 우정을 갖고 있는 우리들의 대화는 끊이지 않는다.
사소한 집안일부터 때로는 우리들 자신의 삶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른다.

이때쯤되면 까까머리 학창시절의 동심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함께 점심
을 들면서 철없는 장난도 치고 웃다보면 영락없는 옛날 모습 그대로이다.

산이 눈으로 덮이거나 단풍으로 물들어도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듯이
수십년을 지나도 순수한 우정을 나눌수 있는 친구를 가까이 할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는 더없는 축복이 아닐수 없다.

산행을 마치고 가까운 음식점에서 함께 하는 시간도 우리에게는 소중
하기만 하다. 산에서 미처 못 다 나눈 이야기를 계속하면서 가슴속에 깊이
남겨둔 얘기를 꺼내는 것도 이때다.

사회가 시끄러울때는 이에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때로는 얼굴을
붉혀가며 토론을 하기도 한다. 소주잔을 기울이며 아이들의 교육문제를
서로 상의하기도 하고 저마다 지나온 날들을 이야기하면서 노년을 새로
설계하기도 한다.

우리의 우정은 각 가정을 한 식구로 만들었다. 가족산행을 자주 갖다보니
집사람들끼리도 어느새 다정한 친구가 됐다. 어릴때부터 함께 자라다시피한
아이들은 모두 형제 자매로 지낸다. 거대한 일가가 형성된 셈이다.

어느덧 다정한 친구들을 만날수 있는 주말을 기다리는 것은 나를 기쁘게
해주는 일과가 됐다. 지난 산행에서 친구들과 나눴던 즐거운 시간들을 다시
떠올리며 친구들을 다시 만날 일을 상상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산이
가르쳐주는 삶의 지혜를 배우고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는 주말산행은 나의
생활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