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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칼럼] 도중하차한 국민주..이계민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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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주제도가 폐지된다고 한다. 최소한 증권시장에서는 말도 많았던 제도
    였다.

    국민주 보급의 취지는 그럴듯했다. 80년대이후 경제성장과정에서 축적된
    이익을 국민들에게 환원해주고 공기업에 대한 주인의식을 함양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정부측의 설명이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중하위 계층의 재산
    형성을 도와주고 증권투자자의 저변확대를 통해 자본시장을 발전시킨다는
    취지였다.

    때문에 매각대상주식의 98%(우리사주조합20%포함)를 월소득 60만원미만의
    저소득층에 배정한다는 기준이 마련됐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88년4월 포철에 이어 89년5월 한전의 정부보유주식
    일부가 국민주방식으로 보급됐다.

    국민주 보급계획이 입안단계였던 87년말께만해도 주식을 못사서 아우성
    이었고 89년4월1일 종합주가지수 1,000.77을 기록할때까지는 주가가 한
    없이 올라갈 기세였다. 이런 판국에 주식을 값싸게 나눠주겠다니 일반인
    들은 최소한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다만 정책당국의 실무진들은 극력 반대의사를 표명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을 전제로한 재산형성지원이라는 허무맹랑한 계획에
    대해 의식있는 경제전문가들이 반대하지 않았으면 오히려 이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강행됐다. 87년12월에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근로자들의 환심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어서 그해 12월초 당정회의에서 확정해 시행키로 한
    것이다.

    결국 국민주는 국민복지 향상이라는 경제적 논리보다는 대통령선거의 표를
    의식한 정치적 동기에서 잉태돼 탄생한 셈이다. 동기자체가 순수하지
    못했기에 국민주제도는 기형아일 수밖에 없었고 정상적인 성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국민주보급의 가장 큰 성과는 주식인구의 저변확대였다. 당시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집팔고 소팔아 너도나도 주식투자에 나설 정도였으니 일단은
    대단한 성공을 거둔 셈이었다.

    국민주 보급이후 우리나라의 주식투자인구는 대충 1,000만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런 판국에 89년 봄부터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으니 문제가 생길수
    밖에. "깡통계좌"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수 없는
    주가하락 항의데모가 연일 계속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급기야는 90년말
    소위 "12.12조치"로 불리는 증시안정대책이 나왔고 이는 지금까지 주식
    시장에 큰 부담이 되고있다. 당시 정책당국에서는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증시를 살리겠다고 천명하고 투자신탁회사들로 하여금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무제한 사들이도록 했었다. 투신사들은 그때 진빚때문에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당시의 주가하락은 국민주보급때문만은 아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와 거품해소로 인한 불가피한 결과였다.

    그러나 국민감정은 그렇지 못했다. 돈을 벌도록 해주겠다며 보급했던
    국민주값이 발행가이하로 내려가 오히려 손해볼 상황에 몰렸으니 정부에
    항의할만도 했다.

    지금은 외국인투자자들의 참여를 계기로 주가가 많이 올라 제몫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이미 서민들의 손에서 떠난뒤여서 당초의 목적이 달성됐다고
    볼수는없다. 당초 총발행주식의 21%가 개인들에게 배정됐으나 현재 한전주
    의 개인투자자보유비중은 7. 56%에 지나지않고 나머지는 금융기관등 기관
    투자가들이나 외국인 투자자(8.0%)가 갖고 있다.

    개인투자자보유분도 상당부분이 서민들이라기 보다는 돈많은 투자자들에게
    귀속돼있다고 보아야 할것이다.

    어찌보면 때를 잘못만난 탓이기도 하지만 중도하차하게된 국민주제도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경제정책은 순수한 경제논리를 바탕으로 입안되고 추진돼야 성패간에 국민
    들의 이해를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선거용이 아니었던들 그토록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란 얘기다.

    공기업의 민영화문제도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포철과 한전주를 일부
    매각하면서 민영화로 표현된 적이 있다. 극히 일부 주식을 국민들에게
    넘겨주고 민영화했다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국민경제에 꼭 필요한 부문이면서도 채산성이 없어 민간이 맡을수 없거나
    민간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대규모자본이 필요로 할 경우 정부가
    공기업형태로 운영하게 된다. 때문에 국민들에게 재산증식을 보장할만큼
    수익성이 있는 사업이라면 정부가 운영해야할 이유가 없다. 반대로 우리
    경제에 꼭 필요한 사업이면서도 채산성이 없는 것은 세금을 더 거둬서라도
    정부가 맡아야 한다.

    최근 정부의 과감한 공기업민영화계획이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민영화
    만이 능사는 아니다. 국민경제차원의 철저한 경제성분석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직접적인 사안은 아니더라도 주가는 주식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것도
    하나의 교훈으로 남는다. 이것이 국민주 보급이후 빈발했던 주가폭락
    항의 데모를 없애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 계 민 <부국장대우/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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