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도 있지만 아내의 극성으로 아들 학군따라 서울로
이사한 지도 벌써 8년이 되었다.

직장인 대우중공업 인천본사까지 승용차로 꼬박 1시간이 걸려 출퇴근에만
2시간을 빼앗기다 보니 매일 해오던 아침운동도 어려워져 점심시간중
잠깐씩 짬을 내 회사내 체육관에서 몸을 푸는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던중 3년전 체육관회장을 맡아하던 정이균선배가 지방으로 전출을
가면서 그분이 겸하던 사격단장을 우연히 맡게 되었다. 클레이사격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같은 월급장이에게는 경비가 수월찮게 드는 운동이다.

89년 당시 한발에 2백50원하던 총알을 단체로 할인 구입하면서 결성된
대우중공업 사격단은 초대회장인 민성기회장과 박문규고문의 개인적인
취미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후 백정현고문의 헌신적 노력으로 더욱 활성화되어 현재 회원수는
30여명에 이른다.

클레이사격은 원래 영국왕실에서 비둘기를 날려놓고 쏘았다해서, 피젼
(Pigeon)이라고 불리는 진흙으로 만든 흰 접시를 추는 스포츠다. 경기는
트랩(Trap)과 스키트(Skeet)로 나뉘는데 트랩은 한자리에 고정해 서서 5개
의 사대에서 무작위로 발사되어 나오는 접시를 쏘는 방식이며 스키트는
양쪽 두개의 발사탑으로부터 번갈아 또는 동시에 날리는 목표물을 8개의
위치를 바꾸어가며 사격하는 방식이다.

클레이사격에 사용되는 총은 산탄용으로서 군용총과는 그 조준방법이
다르다.

가늠자 가늠쇠자리에 하얀점이 동그랗게 튀어나와 있는데 이 두점을
쌓아서 눈사람을 만들듯이 하면된다. 물론 거리에 따른 탄알의 궤적을
고려해서 겨냥해야 한다.

우리사격단은 주로 주말에 옥력등 인천사격장을 이용한다. 그리 붐비지
않고 예약도 용이해 서울 태릉사격장에 비해 형편이 좋은 편이다.

사격은 집중력, 순발력과 함께 판단력을 길러준다. 사격할때와 호쾌한
발사음과 특유의 화악냄새 그리고 명중되어 파괴되는 흰 접시가 한 주일의
스트레스를 그대로 날려버린다.

사격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에 단원들과 오늘의 성적을 화제삼아 토종닭을
뜯는 맛도 큰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