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욱 <미시카고 드폴대교수>

한 나라의 경제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이에 부응하는 신종 금융상품이
창출되고 또한 이러한 금융상품 등을 이용하여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위험부담을 감소 또는 회피할 목적으로 새로운 기법들이 개발,
이용되는 것은 지극히 바람직한 상황이라 하겠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 영국 일본같은 선진국은 물론 싱가포르 브라질 중국같은 개발도상국
들도 우리보다 앞서 선물거래를 토착화해 가고있다.

선물이란 간단히 말해 선매후물의 뜻으로 미리 매매한 상품을 후에
인수도하는 합법적 계약으로 예기치 않은 가격하락 또는 상승에 의해
발생하는 손실에 대한 보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이 충분히
숙지되어 현재 국내에서도 금융선물 도입에 대한 업계 학계및 정부
관계부처의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금융선물이 어떤
방식으로 도입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국내 학계나 업계간에 견해
차이가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환차손 3천446억 일례로 어느 국내 학자는
국내 금융기관들이 안일한 자세로 착각속에 선물도입을 계획한다고 혹평을
하는가하면 정책적으로 모든것을 조정하려는 경제 각 주체들이 현존하는한
선물거래의 국내 활성화는 의심된다고 까지 매스컴에 공공연히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93년 상반기중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의 순환차손규모가 3,446억원이라는
한국은행의 연초 발표가 아직 귓가에 쟁쟁하고 이러한 환차손은 전체
경상이익의 15%수준에 달한다하여 가슴아파하는 현실이다. 또한 외환
관리법 폐지를 포함한 외환제도 개혁과 3단계 금리 자유화 계획의 조기
실현을 천명하는 재무부 고위관리들및 관계 부처에 관한 신문기사가 거의
매일 같이 발표되는 요즈음 과연 우리 국내 금융기관들이 환차손방지와
변동이율대처 목적으로 선물과 같은 선진 금융기법을 도입하려는 현실을
안일한 자세속에 착각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
할수 있을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국내및 해외 금융시장에 대응코자
불철주야 노력하는 우리 금융기관의 직원이나 정부부처 공무원들에겐 많이
섭섭한 말임에 틀림이 없다. 종합거래가 원칙 또한 이러한 긴박한 상황에
따라 선물시장의 국내 도입 방안을 논의함에 있어서 선물거래의 특성상
통화선물 금리선물 주가지수선물및 기타 금융파생상품들이 종합적으로
금융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어야 하는것이 원칙이다. 그렇지만 극소수의
학자나 업계 인사들은 국내 여건의 미성숙이란 명목과 중복투자란 이유를
들어 선물시장도입은 주가지수를 우선으로 하여 기존의 증권거래소에서
시작하고 기타 통화나 금리같은 금융상품도 분위기를 보아 모두 증권
거래소에서 거래토록할 것을 거론하고 있는데 이는 선물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에서 발생한 우안(우안)이라 할수 있다.

그 이유를 보험을 예로들어 비교 검토해보면 이는 마치 생명보험이
인기가 있으니 생명보험회사를 하나만 먼저 인가해주고 자동차보험이나
화재보험은 분위기를 보아 실시하되 만약 자동차보험과 화재보험이 추가될
경우엔 생명보험을 영업해 본 경험 많은 최초의 생명보험회사에만 유일
하게 영업토록 맡기자는 발상일수 밖에 없기때문이다. 이런 발상은 기본
경제이론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국익은 전혀 고려치않고 기득권을 인정
해주어도 너무 해주는 무리수가 분명하다 하겠다. 또한 선물거래를
하고있는 전세계 선진국들의 형태를 보더라도 증권거래소가 하나만 있지
않을 뿐더러 증권거래소에서 모든 금융선물을 거래하는 곳도 전대미문의
현실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국내 금융선물거래소 설립을 중복투자라고
단순매도하는 발상인데 이는 금융선물거래소 설립에 관한 기본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비현실적인 결론이다. 변동하는 국내외의 경제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 가격보험수단으로 선물및 기타 파생상품거래소가
절실히 필요함에 따라 민간자본으로 형성될 금융선물거래소가 기존의
거래소때문에 중복투자라고 단순매도되는 현실은 국익을 우선 염두에 둔
충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금융업계 대과제 선물거래소는 일개
기관이나 업종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국가와 국민들의 이익을
위하여 주가지수 통화 금리및 기타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선물을 개발하여 국익에 일조하도록 범국가적으로 적극 권장되어야 한다.

급변하는 국제개방압력에 현명하게 대처할수 있는 방안으로, 또 국내
유휴자본의 긍정적 유치방안으로 금융선물거래소의 국내 설립은 하루라도
지체될수 없는 우리 금융업계의 대 과제인 것이다. 일개 증권회사가
3,300억원이란 금액에 매매가 되는 최근 현실에 비추어 그 3분의1도
안되는 비용에 설립 운영되어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개방화및 안정화에
자손대대로 기여할 금융선물거래소를 과연 중복투자라 할수 있을까.
하기사 경부고속도로도 중복투자라고 생각한 때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