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공산품의 국제경쟁력은 최근들어 완연히 역전된 모양이다.
5년전만해도 미국의 제조업은 몰락하고 말았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었다.
그러나 근래에 미국 경제는 회복세인데도 불구하고 일본경제는 아직도 불황
의 늪속에서 헤쳐나올것 같은 미기가 보이지 않는것이 이를 말해준다.

일본의 저명한 경제평론가 오마애(대전연일)씨는 그 이유중의 하나로
근로자의 급료수준을 들고 있다. 그는 월간잡지의 최근호에서 미국은
레이건정권이래 13년간이나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오르지 않고 있다면서
실질적으로 근로자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지적근로자는 28% 급료가 올랐지만
밑바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근로자는 오히려 마이너스 10%로 내려가 평균
으로는 같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가 일본경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미국은 북미자유무역
협정으로 캐나다(인구 2,500만)의 지적근로자를 미국보다 30%나 싸게 사용
할수 있고 단순근로자는 멕시코(인구 8,000만)에서 미국임금의 8분의 1로
사용할수 있다는 점이다. 또 중국의 노임은 일본의 100분의 1수준인데
비해 인구가 12억이나 되므로 노동의 공급원은 무한에 가까워 노임이
안정적이라고 지적한다. 그뿐 아니라 중국 근로자의 기술수준은 실린더
헤드등 미국에서도 잘 만들지 못했던 비디오의 심장부문을 생산할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러면 우리 근로자의 임금은 어떠한가. 그는 한국, 대만, 싱가포르등은
모두 노동시장이 얇기때문에 경기가 호전되면 곧 임금이 상승하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의 논리가 전부 옳은것도 아니고 또 그는 경영컨설턴트
이기 때문에 시각이 편향되어있는것도 사실인것 같다. 그러나 그의
말마따나 경재의 국제경쟁력에 있어서 임금수준이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한보철강부산공장노조가 우리업계 처음으로 올해 임금은 동결키로 결의
한데 이어 동국제강노조가 "항국적인 무파업"을 선언했다. 한보철강의 경우
는 금년도 임금의 동결이고 동국제강은 "항구적인 무파업"이므로 그 성격
은 각각 다르지만 노사간의 신뢰를 바탕으로한 노사협조라는 측면에서는
같다. 이같은 움직임은 다른 기업의 노사협상에 앞으로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것은 고용자측은 노조의 신뢰에 부응하여 "고통분담"
에 동참하는 각오를 해야 할것이며 정부도 물가억제로 근로자의 획기적
희생정신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