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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칼럼] 사랑의 경제학..윤진 <연세대교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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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남편의 성기르 절단해버린 미국의 "보비트 부부 사건"이 무죄로
    판결났다. 부부란 전생에 무슨 악연이 없으면 도저히 만날수 없는
    관계란 옛말이 실감나는 끔찍한 사건이다.

    물론 이것은 도시의 이혼율이 50%를 넘어선 미국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우리같은 전통있는 나라에서는 강건너 불보듯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도 93년도 서울의 이혼율이 전체의 13%를 넘어선 상태이다.
    더나아가 별거, 배우자 유기, 혼외 사실혼 등 우리 사회의 특수한
    남녀관계를 고려한다면 실제적인 이혼을 훨씬 더 높을 것이다.

    이혼은 남녀 당사자의 문제이므로 서로 금술이 나쁘면 헤어지면
    그만이라고 간단히 보아 넘길수도 있으나 상황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양육해야 할 어린 자녀, 편안히 모셔야 할 늙은 부모, 재산 분배 싸움,
    부모의 친권행사,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복지 비용 등 정신적 경제적
    손실이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다.

    최근 부부관계를 비롯한 "낭만적 사랑"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예를들면 남녀간의 애정은 친밀감, 열정 그리고 결정
    또는 약속이란 세가지 측면이 삼각형을 이루어 적절한 균형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오래 사귀거나 같이 살아갈수록 친밀감은 증가
    하지만 열정은 예전보다 식어가는 부부가 많다. 또 친밀감이나 뜨거운
    열정은 전혀 없이 단순히 혼인신고라는 결정만이 "텅빈 보금자리"에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남녀관계는 이미 부부라고 보기 어렵다.

    어떻게 하면 미혼 남녀에게 보다 완벽하고 천생연분인 배필을 만나
    도록 해줄수 있을까. 여전히 젊은 연인들의 불장난같은 순간적 판단
    이나 궁합, 사주 풀이에만 의지해야 할까. 이혼할 사람을 미리 예측
    하여 처음부터 결혼하지 못하도록 막을 길은 없을까. 또 위기에 처한
    부부를 재결합 시킬길은 없을까. 가정파탄으로 인한 국가적 손실을
    금전으로 환산하면 그 총액이 어느정도 될까.

    가족이 사회의 기초단위라면 결혼은 가족의 출발점이며, 이러한
    부부관계 등 "사랑의 원리와 기제"를 연구하는 것이 바로 기초연구
    이다. 이제 첨단 과학기술에 못지 않는 인문사회과학 기초연구에도
    투자할 때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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