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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여행] 밀실살인 III .. 강형구 추리작가/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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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태는 완벽한 계획을 세웠다.

    두살때 교통사고로 부모를 여윈 준태는 작은아버지 손에 컸다. 사촌들
    틈바구니에서 눈치밥을 먹으며 살기를 20여년. 성적도 좋고 공부하고 싶은
    욕망도 강했지만 그는 중학교를 끝으로 학업을 마쳐야 했다. 작은아버지가
    더 이상 학비를 대주지 않았던 것이다. 사촌은 나중에 대학을 나와
    해외유학까지 갔지만 그는 일찍부터 유리가게에 취업해서 제 밥벌이를
    해야했다. 주인한테 장도리로 머리를 얻어 맞으면서 배운 유리 갈아끼우기
    기술이 이제 1급 이었다.

    그런데 며칠전 기가막힌 소식을 들었다. 작은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은
    먼 친척 노인네가 귓속말로 준태에게 속삭였다.

    "사실은 작은아버지 재산은 모두 자네 아버지 거였네. 심지어 자네
    부모가 교통사고로 죽었을때 보험회사의 보상금조차 그 사람이 차지해
    버렸어"

    준태는 보험회사로 달려가 20년전 묵은 서류를 뒤지다가 작은아버지가
    서명날인하고 수령해간 부모의 사망 보험금 영수증을 발견했다. 노인네
    말이 사실 이었던 것이다. 눈이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형의 재산을 다
    차지하고도 어린 조카의 등을 떠밀어 돈을 벌어오게 시키다니.

    그는 작은아버지를 이 세상에서 추방시키기로 마음먹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밤 그는 서초동 작은 아버지 아파트로 갔다.
    작은어머니는 미국에 있는 아들이 낳은 손자를 돌보기 위해 미국에 가있어
    지금은 작은아버지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미리 준비한 마취약을
    묻힌 손수건으로 작은아버지 코를 막고는 마취시켜 버렸다. 그리고는
    안방출입문 손잡이에 밧줄을 매고는 거기에 작은아버지 목을 매달았다.
    자기 체중을 실을수 있는 높이라면 문손잡이 높이라도 충분히 자살할수
    있는 높이였다. 숨이 끊긴 것을 확인한 준태는 아파트 출입문으로 나가질
    않고 베란다로 나갔다. 거긴 10층 이었다. 베란다 창문을 안에서 걸어
    잠근뒤 문틀로 부터 유리창을 빼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빼낸 자리에
    다시 유리를 끼워 놓았다. 벌써 10여년을 끊임없이 반복해온 유리갈아
    끼우기였다. 그가 작업을 마쳤을 때는 갈아끼운 흔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는 취미로 익힌 암벽타기 기술을 이용하여 2층 위에 있는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갔다.

    작은아버지 시체는 작은 어머니가 미국에서 돌아오는 한달뒤에나 발견될
    것이다.

    비록 유서를 남기지는 않았지만 자살로 처리될 것이 분명했다. 그는
    콧노래를 부르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1층 현관으로 나갔다. 그때
    경비원과 마주쳤지만 그는 당황하거나 어색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유유히
    어둠이 깊이 깔린 밖으로 사라졌다.

    한달 뒤에야 아파트 경비원이 자신이 아파트를 출입한 것을 어떻게
    기억해. 완전범죄지.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러나 다음날 12시쯤
    그가 집에서 늘어지게 자고 있는데 경찰관이 들이닥쳐 작은아버지
    살해범으로 그를 체포했다. 완벽해 보이던 그의 밀실살인에 어떤 허점이
    있어 체포됐을까.

    ***
    아파트 출입문을 안에서 잠그는 것을 깜빡했다. 신문값 받으러 아파트에
    온 사람이 시체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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