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대의 이념대립이 사라지면서 세계는 "환경주의"의 새물결이 확산되고
있다. 전지구적 환경변화는 환경파괴의 대가로 얻어지는 개발은 결코
지탱가능하지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특히 환경친화적인 성장을 꾀하는
새로운 세계관의 도래를 위한 범세계적인 노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선성장 후복지"의 구시대적 세계관은 성장과 환경보전이 병행될수있다는
새 세계관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이러한 새 세계관을 이루기 위해
동아시아.태평양지역의 국가들은 상이한 체제와 경제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환경조화적 사회구조로 개편되어야 한다.

하나뿐인 지구의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선 국가간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가들간의 협력이 없다면 "우주선 지구호"의 장래는
비관적일수밖에 없다.

동아시아.태평양지역은 세계 경제성장의 중심지가되고 있다. 이에
상응하는 새로운 세계관 구축의 역할이 이지역 국민들에게 부여되고 있음을
절실히 느끼게된다. 이지역은 역사및 문화에 있어 풍부하고 다양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수준도 매우 큰격차를 지닌 국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국가적 경계가 없는 환경위기에 맞서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한다. 이러한 인식아래 우리지역의 많은 국가들은
작년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UN환경개발회의에서 채택된 의제21에 대하여
강력한 지지를 표명한바 있다. 의제21의 제38장은 지구적차원의 성공적인
협력을 위해 지역차원의 협력을 강조하고있다. 국가적다양성을 지닌
동아시아.태평양 지역협력의 성공은 의제21이 지향하는 범지구적
협력체제의 구축이 성골할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동아시아.태평양지역의 환경파괴는 여러 부문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시급한 것이 지역내 산업발전에 따른 에너지 소비의 급증에
기인한 대기오염이다. 산성비와 같은 대기 오염물질의 이지역내
이동문제는 가장 우선적인 협력의 대상이 된다. 최근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지역 국가들이 배출하는 아황산가스의 양이 연간 약2,000만t에 이른다.
한국은 이미 이문제를 심각히 받아들여 관계국가간의 협력을 위한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있다. 최초의 민간차원의 노력은 1989년 지구환경에
관한 동경회의를 시작으로 1991년에 서울에서 열린
국제대기보전학회연맹(IUAPPA)지역회의와 1992년 서울환경심포지엄에서
이문제에 관한 제의를 계속해 오고 있다. 한편 고위급 대표단을 통한
한국정부측의 노력은 1989년 유엔환경프로그램(UNEP)15차 이사회와 1992년
지구정상회담에서 이미 제시되었다.

수질오염문제도 심각한 지역내의 환경문제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처리되지 않은 산업폐수가 강이나 호수,해양으로 유입되고 있다. 러시아의
수질도 심각히 오염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생활하수와 산업폐수의 급격한
증가로 여러 상수원이 위협받고 있다.

해양오염도 대기오염문제와 같이 중요한 지역협력의 과제이다. 이념적
정치적 차이를 넘어서 구체적이며 실현가능한 협력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이미 타지역에서는 해양보전을 위한 지역환경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중해 프로그램은 하나의 좋은 예이며 지중해의 오염을 막기위해 지역내
군사적 적대국들이 서로 마주앉아 의견을 나누고 있는것은 눈여겨 보아야할
것이다.

이렇듯 많은 동아시아.태평양지역의 환경위기를 극복하는 한편 지역내의
경제성장을 계속할수 있기 위해선 환경기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환경기술의 개발기간의 장기간소요,막대한
초기투자재원의 소요규모등 지역내 환경기술의 발전및 확산을 위한
국제협약이 매우 긴요하다. 이미 환경기술의 수준이 발달한
선진경제권에서도 환경기술개발전략은 국제협력및 분업에 의한 기술도입을
포함하고 있다. 환경기술에 관한 여러가지 정보,경험및 전문지식의 교환을
위한 여러측면의 지역내 국가간의 많은 협력이 필요하다. 협력을 통한
환경기술관련 지역능력배양은 이지역의 환경문제 뿐아니라 전지구적인
환경문제에 대처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의제21에서도 언급되었듯이 환경적으로 건전한 기술의 국가간 이전문제는
국제적 지역적 협력이라는 관점에서 포괄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그리고
기술협력은 개발도상국의 기술과 기술수준을 고려하여 그 나라의 광범위한
환경기술개발 내부능력배양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환경기술 그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술의 의미에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뿐만아니라 휴먼웨어,즉 인적자원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은 성공적인 환경기술의 이전및 확산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잘
훈련된 인적자원없이는 기술은 그 효용이 발휘되기 어렵다. 그러므로
기술을 주고받는 국가간에 일관된 정책과 계속전인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꼭
마련되어야만 한다. 진정한 지역협력은 지역내의 국민들간에 국경이 없는
환경오염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적 의식"을 가져야만 한다는
인식을 같이할때 가능하다. 이러한 공동운명체적 유대감이 존재할때
활발한 정보교류,공동연구및 각종 데이터베이스의 구축등이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동아시아.태평양지역의 환경보전을 위하여 참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지역의 사람들이다. ESSD(환경적으로 건전하며 지탱가능한
개발)의 실현을 위해서는 지역내 모든 사람들의 노력과 참여가 필요하다.
각국의 국민들을 대표하고 이끌어 가야할 입장에 있는 의원들은 특히
새로운 "환경시민상" (Environmental Citizenship)을 구축하기 위해 깊은
책임감을 느껴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특별히 이 지역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발견할수 없는 환경친화적
전통문화를 지닌 국가들이 많아,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오래전부터 인식해온 환경윤리및 생활양식이 있다. 이러한 환경친화적
전통문화를 부흥.발전시켜 나가야한다. 바로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지역에서 살게될 우리의 후손들을 자랑스럽게 대할수 있도록 우리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