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플라스틱가공기계메이커들이 어려움을 겪고있다.
지난해 보성유압 대신유압등 중견사출기업체가 부도난데 이어 올들어
J유압이 도산했으며 일부업체의 경우 수요감퇴와 판매부진으로 조업을
단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폐업및 조업단축사태는 최대수요처인 전자부품사출업계의
경기부진에 따른 신규수요감소에도 영향이 있으나 대기업들의 잇따른
참여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국내플라스틱가공기계시장은 사출기와 압출기를 포함,연간 3천5백억원.
그동안 이시장은 2백여 중소업체들이 주도해왔으나 지난해부터 현대정공
김성전선 세일중공업 삼성클뢰크너등 대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면서 시장을
잠식,중소메이커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특히 일부대기업의 경우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워 대리점망 확충과 함께
장기할부판매로 시장확대에 나서고있다. 이에따라 중소업체들은
제조원가에도 못미치는 가격인하로 기존수요처확보에 안간힘을 쏟고있는
실정이다. 업계관계자는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투쟁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출기시장에 본격 진출한 현대정공은 시장확보를 위해
업계처음으로 장기할부판매제를 도입한데이어 관계사인 현대종합화학과
연계,원료공급과 심지어 운영자금지원및 가공제품판매알선도 해주고있다는
것이다.
또 금성전선은 올 사출기매출목표를 3백억원으로 잡고 판매력을 대폭
강화시킨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함께 영업과 AS(애프터서비스)를 상호유기적으로 연결시킬수 있는
판매기술팀을 신설,운영키로하는 한편 올해중에 장기할부판매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같은 대기업들의 잇따른 매출확대전략과 시장침투가 지속될경우
중소업계의 도산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아직 회사문은 닫지 않고있는 대부분의 업체들도 고전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대부분 업체들의 경우 평균 10여대씩 재고가 쌓이면서 자금부족이 심화돼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있다.
이들업계의 곤혹스러움은 주변기기업계의 어려움으로 확산되고 있다.
금형자동냉각기 저속분배기등 주변기기메이커들도 수요부진과 업체들간의
과당경쟁으로 조업중단및 사업전환이 속출하고 있다.
제습기및 금형자동냉각기메이커인 한일합리화는 불황타개책으로 대기업의
사출기대리점을 추가로 개설하는등 자구노력에 힘쓰고 있다.
이에따라 플라스틱가공기계조합은 중소업체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사출기부품에 쓰이게될 주물제품을 수입,가격인하를 유도하는등 자구책을
강구키로 했다. 또 당분간 국내사출기수요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동남아등 해외시장개척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조합은 이와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사출기제작기종을 조정,대기업의
경우 기술력이 요구되는 8백t급의 대형기종만을 생산하고 소.중형사출기는
중소기업고유업종으로 지정해줄것을 관계부처에 건의할 방침이다.
아무튼 이들 중소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은 무리한 투자를
지양하고 자체 고유모델개발과 AS망 확충을 해야되며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더이상의 영역확장을 하지말아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관계당국은 이들업계의 어려움이 단순한 중소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고유업종 지정등 회생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업계는 강조하고
있다.
<홍준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