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컴퓨터(PC)업계가 채산성악화로 몸살을 앓고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초 다소 회복기미를 보였던 수출이 하반기들어
주춤거리고 내수시장에서도 급속한 가격하락으로 손해보는 장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에따라 부도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고있는 고려씨스템등 일부 전문업체의
부도설이 계속 나돌고 있으며 대부분의 PC업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PC부문에서 적자를 면치못할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위기는 국산PC의 성능및 가격경쟁력이 미국 일본등 선진국은 물론
대만등 경쟁국 제품에도 크게 뒤지는등 PC산업이 구조적인 취약점을
안고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실시한 PC제품 경쟁력실태조사에서도 우리PC산업의
취약점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9개 PC메이커와 15개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조사에서 대만산은 국산품에 비해 16비트 XT기종을
제외하고 성능이 우수하지만 20-30%가량 싼값에 팔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등 해외시장의 경우 대만산과 비슷하거나 10%미만의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으나 일본이나 미국제품과의 가격차이는 10%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은 대만산보다 비슷하거나 다소 좋으나 미국 일본제품에는
다소 뒤진다는것이 바이어들의 평가이다.
그러나 우리기업의 출하가격은 주로 제조원가 또는 총원가수준에 불과하고
고급기종인 32비트짜리에서도 절반가량만 10%이상의 이윤을 보고있다.
더구나 국내기업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재료비에도 못미치는 수준의
덤핑입찰도 드물지 않아 채산성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이같은 채산성악화는 제품사이클이 빨리 변하고 가격이 급속히 하락하는
세계PC시장의 변화를 국내기업이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약 6개월마다 새기종이 나오면서 가격은 30%가까이 떨어지는 실정이다.
PC는 재료비 비중이 원가의 79.5%로 무척 높은데다 우리 업계는 이가운데
절반이상을 수입해 쓰고 있으며 매출액의 10%정도를 로열티로 내고 있어
원가절감이 어려운 구조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다.
기술개발도 선진국은 물론 대만에도 뒤지는 실정이어서 우리PC산업의
회생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또 워크스테이션등 새로운 컴퓨터사업
진출도 기술력과 마케팅능력의 부족으로 별 성과가 없는 실정이다.
한편 국산PC는 올들어 7월까지 3억3천5백만달러어치(67만7천대)가 수출돼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8% 늘어나는데 그쳤고 내수는 1천7백34억원
(23만대)으로 작년보다 30%가량 줄어 상반기까지의 실적(수출 25%증가,
내수 15%감소)보다 더욱 나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