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주일동안 서울에서 열린 이번 한-소경협위 2차 합동회의는 전체적으로
큰 문제가 없어 마무리됐지만 한-소경제협회의 조직등 몇몇 분야에서는
여전히 허술한 부분들이 노출돼 이번 회의 참석자들의 의혹과 비난을 피할
수가 없게 됐다.
이같은 문제들은 앞으로 국민경제협의회(민경협/IPECK) 산하 국별, 지역별
(중국의 경우) 경제협력위원회가 잇따라 열리고 이 경협위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교역/투자상담등이 이을 것으로 전망되는 분위기여서 더욱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교역리스트 2차 합동회의 기간중 공개키로 예정 ***
한-소경제협회의 현대그룹 사조직화 여론의 경우 당초 소련대표단은 한-소
양국기업간 협력가능한 프로젝트와 교역품목 69개의 리스트를 한국도착 다음
날인 23일 한-소경제협회 사무국 또는 정주영 한-소경제협회 회장에게 전달한
것이 확실하고 이 리스트를 토대로 이번 2차 합동회의 기간중 양측 기업간에
구체적인 협의를 벌이기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 리스트는 합동회의 폐막 리셉션이 열린 27일 롯데호텔리셉션
장에서 처음으로 그것도 기자들에게만 배부됐을 뿐이다.
특히 이 리스트에는 소련측이 한국기업의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극동 및 시베리아개발 프로젝트는 물론 소련 군수산업의 민영화등
핵심부분이 빠져있어 현대그룹에만 따로 "다른 보따리"가 전달되지 않았는가
하는 의혹을 낳게 했다.
*** 정회장 현대측 전횡시비 일측 ***
이에대해 정주영 회장은 골라노프 수석부회장과의 공동기자회견 자리에서
"과거 서울올림픽준비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현대건설에 한건의 공사도 발주
하지 않았다. 나는 공채가 분명한 사람이다"라고 강조하며 현대측의 전횡
시비를 일축했다.
그러나 종합무역상사를 비롯한 업계관계자들은 "소련측이 제시한 리스트가
실질적인 협상에 어느정도 가치가 있었느냐는 문제는 차치해 두더라도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은 시간을 다툰다는 점을 감안해 볼때 그같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중요한 정보를 근 5일만에 공개한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뿐 아니라 현대그룹은 소련 임업부 대외담당 크릴로프 부국장등 일부
관계자들과는 26-27일 이틀동안 거의 온종일 현대종합상사 회의실에서 회의를
열어 삼익악기등 목재수입등에 관심이 많은 다른 기업들이 크릴로프를 만나지
못해 애태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민경협 - 한/소 경제협회 관계 정립시급 ***
한-소경제협회의 직원이 10명도 채 되지않는다는 점을 감안, 현대그룹측에서
일부 지원을 나온 것은 어쩔수 없는 일로 치부한다 해도 이같이 중대한
행사에 민경협의 다른 부서 직원들이 전혀 지원되지 않아 형식적으로는 산하
기구로 되어 있는 민경협과 한-소경제협회간의 실질적인 관계정립이 이루어
져야 한다는 지적들이 많다.
어쨌든 한-소경협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측 자세부터
어정쩡하고 꺼림직한 부분들을 과감히 정리/조정해 나가는 자세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이번 한-소 합동회의를 계기로 확산되고 있어 이점도 가시화
되지 않는 성과 가운데 하나로 지적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