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알화 '사상 최저'… 5조 투자자 패닉

작년 고점 대비 25% 폭락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원화 대비 사상 최저로 떨어지면서 브라질 채권 투자자들이 속을 끓이고 있다. 대규모 환차손으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외환시장에서 원·헤알 환율은 63전(0.23%) 하락한 헤알당 271원27전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초 헤알당 276원13전으로 최저를 기록한 뒤 반짝 반등했다가 다시 하락 중이다. 브라질이 경제위기를 겪었던 2015년의 헤알당 280원대보다도 낮다. 미국 달러화 대비 헤알화 가치도 달러당 4.1051헤알로 2년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오는 10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 따른 달러 강세, 현지 트럭운전사들의 파업 사태 등 경제적 불안 요인이 겹친 탓이다.헤알화 가치 폭락은 국내 투자자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작년 이후 팔린 브라질채권만 5조원어치가 넘는다. 주식보다 투자 위험이 낮고 연 10%에 가까운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불티나게 팔렸다. 하지만 환율이 문제였다. 브라질 채권은 대부분 환 헤지(위험 회피)를 하지 않아 환 변동에 그대로 노출된다. 원·헤알 환율은 작년 고점 대비 약 25% 떨어졌다. 연 10%의 이자소득을 고려하더라도 브라질채권 투자자는 환손실과 채권값 하락으로 올해만 약 17%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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