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부활에 넷플릭스 효과까지… 미디어·엔터주 '쇼타임' 시작되나

한국 드라마 유통 나선 넷플릭스
'황금빛 내 인생' 등 인기작 만든
스튜디오드래곤 올 22.6% 상승
제이콘텐트리·삼화네트웍스도 강세

일본·중국서 다시 부는 한류 열풍
트와이스·BTS, 글로벌시장 돌풍
JYP, 1년새 주가 3배 올라
일부 종목 PER 20배 넘기도
넷플릭스의 등장, 3차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새롭게 ‘성장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주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미디어주는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업체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시장으로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이돌그룹 트와이스, 방탄소년단(BTS) 등이 일본과 중국에서 한류 부활을 이끌고 있는 건 엔터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조정장에서도 선방한 미디어주

19일 코스닥시장에서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200원(0.25%) 오른 7만9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 들어 22.61% 올랐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글로벌 증시 조정 여파로 코스닥시장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10.53% 급락하는 와중에도 0.25% 하락하는 데 그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올 들어 큰 폭으로 오른 건 이 회사가 제작한 TV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화유기’ 등이 큰 인기를 얻은 게 1차적 요인이다. 이 회사가 제작한 주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은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더욱 근본적인 상승 요인으론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이 회사 콘텐츠 제작 분야 경쟁력이 갈수록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 꼽힌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한 넷플릭스를 통해 중국, 인도네시아 등으로의 수출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 효과는 스튜디오드래곤뿐 아니라 미디어주 전반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드라마 및 영화를 제작하는 제이콘텐트리(올해 상승률 31.68%), 삼화네트웍스(22.96%) 등도 같은 이유로 올 들어 상승 궤적을 그리고 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공급받을 콘텐츠의 상당수는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하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며 “올해 2분기부터 중국 수출도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3개 증권사가 스튜디오드래곤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이준혁 한화자산운용 밸류운용팀장은 “스마트폰이 TV, 영화관을 능가하는 플랫폼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며 “경쟁력 있는 콘텐츠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다시 달아오르는 한류

한동안 주춤했던 한류가 되살아나고 있는 점은 엔터주에 호재다. 최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본의 10대와 20대에 ‘3차 한류 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4년 드라마 ‘겨울연가’로 시작된 일본에서의 한류 붐은 2010년 이후 걸그룹 소녀시대, 카라의 2차 한류로 이어졌다. 이후 한동안 명맥이 끊겼다가 최근 트와이스와 BTS가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꽉 막혔던 중국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이날 JYP엔터테인먼트는 코스닥시장에서 1000원(6.10%) 오른 1만7400원에 마감했다. 1년 새 3배 가까이 올랐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와이스가 최근 일본에서 선보인 싱글 앨범 ‘캔디팝’은 선주문 물량만 33만 장을 돌파했다”며 “이는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동방신기의 인기를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종목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부담스러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40.69배에 달한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 JYP, YG엔터테인먼트의 PER도 20배 이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엔터주의 올해 전망은 대체로 밝지만 기대에 부응하는 실적을 내는지를 확인해가며 투자 비중을 적절하게 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노유정/최만수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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