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연거푸 깬 '강골'…"LTV·DTI 완화가 가계부채 문제 불러"

문재인 정부 장관 인사

여성 첫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김현미

"도시재생·대중교통 체계 개선에 힘쓸 것…4대강 정확한 재조사 이뤄지는 게 마땅"
국토부 안팎 "뜻밖 인선…전북·여성 배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으로는 처음 국토교통부 장관에 지명됐다. 당내에서 ‘강골’ 여성 의원으로 꼽히는 그가 국토부 장관에 최종 임명되면 4대강 사업 감사,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개혁 과제 추진할 적임자”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춘추관에서 장관 인선을 발표하면서 김 후보자에 대해 “지난해 여성 최초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며 “국토균형발전, 도시재생, 일자리 창출 등 개혁 과제를 추진할 최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17, 19대에 이어 20대 국회의원(경기 고양정)에 오른 3선 의원이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와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서민·청년의 주거문제 해소, 도시 재생을 통한 삶의 질 제고, 대중교통 체계 개선, 미래형 신산업 육성 등에 진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국토·교통 관련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획재정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국토부, 금융위원회 등과 주요 주거정책, 사회간접자본(SOC) 문제 등을 살펴본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업무지시를 내린 4대강 사업 정책감사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자 민주당 당론인 전·월세 상한제 추진 여부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바와 국토부의 현실이 있는데 이를 종합해서 봐야 하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얘기하기 조심스럽다”고 즉답을 피했다.◆LTV·DTI 손볼까

김 후보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 과열의 원인으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의 완화를 꼽았다. 김 후보자는 “LTV와 DTI 두 개의 규제를 푼 것이 지금 가계부채 등의 문제를 낳은 요인이 됐다”며 “기획재정부 등 경제 관련 부처와 함께 논의해 (규제 강화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는 “수도권은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하고 지방은 지역균형발전을 주장한다”며 “큰 틀에서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기조로 하고 있다. 더 이상 얘기하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말하겠다”고 답했다.김 후보자는 철도 민영화와 관련해선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철도 민영화와 일자리 불안정에서 오는 현장의 어려움 등을 살펴볼 기회가 많았다”며 “구체적인 방법은 대통령의 철학과 기재부를 중심으로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종합적으로 조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17만 가구의 공적 임대주택을 공급해 주거복지에서 소외받는 계층이 없도록 하겠다”며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통해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를 살려내면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성·전북 몫?김 후보자 지명에 대해 국토부 안팎에서는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정식 민주당 의원과 대선 캠프에서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은 윤후덕 의원 등이 거론됐다.

김 후보자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문재인 내각 2호 여성 장관 후보자가 된 것은 문 대통령이 초대 내각에 여성 장관을 30% 기용하겠다고 공약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이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5명 이상의 여성 장관을 지명해야 한다.

전북을 배려한 인사라는 해석도 있다. 지금까지 호남 출신으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전남 장흥), 장하성 정책실장(광주) 등 주로 광주·전남 출신 인사들이 장관급에 잇따라 임명됐다. 전북 출신 인사가 장관급에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김현미 장관 후보자 프로필△1962년 전북 정읍 출생
△전주여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노무현 대통령비서실 국내언론 정무2비서관
△17·19·20대 국회의원
△민주당 수석사무부총장
△새정치민주연합 전략홍보본부장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제20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조미현/이해성/배정철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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