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소형 SUV 사이에 끼어 인기가 시들했던 준중형 SUV가 하반기 반등을 노린다. 이르면 이달 말 출시 예정인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 부분 변경 모델이 침체된 준중형 SUV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014년 4만6750대에 불과하던 국산 소형 SUV 판매량은 지난해 14만359대로 늘었다. 생애 첫 차로 경차 대신 소형 SUV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3년 만에 시장 규모가 3배 이상 커졌다. 중형 SUV 시장은 올초 현대자동차의 싼타페 출시와 함께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 국산 중형 SUV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37.9% 늘어난 12만826대로 집계됐다. 싼타페가 석 달 연속 월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하는 등 이례적인 인기를 끌면서 차급이 같은 기아차의 쏘렌토와 쌍용차의 렉스턴스포츠 판매량까지 덩달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어중간한' 준중형 SUV, 스포티지 등판하면 어깨 펼까
중·소형 SUV의 인기가 치솟을수록 국산 준중형 SUV 판매량은 쪼그라들었다. 2015년 11만9179대에 달했던 국산 준중형 SUV 판매량은 지난해 9만6489대로 줄었다.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9% 감소한 3만7394대 팔리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는 소형 SUV를 찾고 3040세대는 중형 SUV를 선택하면서 준중형 SUV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중·소형 SUV가 주름잡던 시장 분위기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준중형 SUV 신차 출시가 예고되면서다. 기아자동차는 이르면 이달 말 스포티지 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포티지는 1993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25년 만인 지난 2월 세계 시장 누적판매 500만 대를 넘어선 기아차의 베스트셀링 SUV다. 지난 5월 기아차 유럽법인이 스포티지 부분 변경 모델 디자인을 공개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게 기아차 측 설명이다.

현대차도 올 3분기(7~9월)에 준중형 SUV 투싼 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달 부산모터쇼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 투싼 부분 변경 모델은 전방충돌방지(FCA)시스템 등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수입 준중형 SUV 시장에서는 지난 4월 출시된 폭스바겐의 티구안이 지난달 1076대 팔리며 수입차 모델별 판매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