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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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폭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금 반등하고 있다. 선물거래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비트코인의 가격 안정성을 높일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정부 당국은 비트코인을 금융거래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11일 오후 3시25분 현재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1919만800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주말 비트코인 가격은 이틀새 44% 급락하며 투자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지난 8일 오전 9시 2499만원에서 10일 낮 1시에는 1391만1000원까지 추락, 이틀새 1000만원이 증발했다.

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시장을 패닉 상태에 빠트렸다. 일찍이 한국 정부는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투기 위험성을 꾸준히 경고해왔다.

비트코인 선물의 국내 거래도 금지했다.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는 한국시각으로 오전 8시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개시했다. 금융위원회는 이에 앞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를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유권해석을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각 증권사에 전달했다.

비트코인 선물 가격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선물(1월물) 체결가는 선물시장 개장 직후 1만6150달러를 기록, 오후 2시 현재 1만8000달러를 넘어섰다. 가격 급등에 서킷 브레이크가 두 차례 발동됐다. 이에 따라 국내 거래소의 비트코인의 가격도 1600만원선에서 1900만원선으로 우상향했다.

비트코인 선물거래가 널뛰는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을 완화시킬 것이란 기대가 높다.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기관의 자금이 들어오고 이에 따라 시장도 안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선물은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를 끌어들여 시장의 유동성을 증가시키고 그동안 개인의 투기심리에 의존해 움직였던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낮춰 줄 것"이라며 "비트코인의 적정 밸류에이션에 대한 합리적 논의를 기관투자자가 주도해가면서 진정한 투자자산의 위치를 확립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전문가는 이와 반대되는 의견을 내놨다. 이 전문가는 "비트코인 시장은 이미 투기의 장으로 변질되었기에 언제든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목적을 달성한 투기 자금이 빠져 나가면 현물, 선물 가격 모두 지난 주말처럼 속절 없이 떨어져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는 여전히 비트코인 투자에 쓴소리를 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출입기자단 송년 간담회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절대 거래소를 인가하거나, 선물 거래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트코인을 금융거래로 보지 않는다. 무분별한 투기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