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4년간의 준비 끝에 고부가가치 합성고무 시장에 진출한다. 합성고무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금호석유화학, 업계 맏형 격인 LG화학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23일 이탈리아 국영 석유화학기업 베르살리스와의 합작으로 설립한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의 전남 여수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과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 다니엘 페라리 베르살리스 사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합작사는 2013년 두 회사가 50 대 50의 비율로 출자해 설립됐다. 이후 26개월간 1375억원을 투자해 각각 연간 10만t 규모의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와 이중합성고무(EPDM)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했다. 연말까지 시운전을 거쳐 내년 상반기 상업생산에 들어가면 연간 매출이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롯데 측은 전망했다.

SSBR은 회전 저항력이 낮으면서도 노면 접지력이 뛰어나 친환경 타이어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중국 타이어 효율 등급제 시행 등으로 전 세계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SSBR 시장이 연평균 6% 성장해 2020년에는 7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EPDM은 자동차 통풍 덕트와 라디에이터, 호스, 전선 등 산업 자재로 두루 쓰이는 특수고무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6만3000t, LG화학이 6만t 규모의 SSBR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EPDM은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가 처음 생산하게 된다. 글로벌 타이어업체 등 신규 거래처를 개척해야 하는 만큼 안정적인 판매망 확보가 롯데케미칼의 합성고무 시장 안착 여부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허수영 화학BU장은 “베르살리스의 장점인 특허와 기술 엔지니어링에 롯데케미칼의 강점인 공장 운영 노하우와 물류망을 활용한 전략적 제휴”라며 “고부가 신규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