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1위 넥슨과 모바일게임 최강자 넷마블게임즈가 올해 업계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왕좌의 게임’을 벌이고 있다. 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업계 매출 1위가 바뀔 정도로 박빙의 승부다.

올 3분기까지 합산 성적은 넥슨이 넷마블을 상대로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신작 성적에 따라 얼마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엔씨소프트도 리니지M 흥행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이들 업체를 추격하면서 게임업계 선두 다툼이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일본 증시 상장사인 넥슨은 올 3분기 매출 604억엔(약 6151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한 수치다. 넥슨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주력 PC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가 흥행을 이어갔고, 일본에서 모바일게임 ‘히트’와 ‘하이드 앤 파이어’ 등이 인기를 끈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넥슨은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8559억원(약 1823억엔)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 1조8090억원을 낸 넷마블을 약 500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넥슨·넷마블·엔씨 '왕좌의 게임' 박빙 승부
업계에서는 누가 올해 게임업계 왕좌를 차지할지를 놓고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넥슨은 1분기 넷마블보다 많은 매출을 냈으나 2분기 합산 매출에서는 넷마블에 뒤졌다.

넥슨이 3분기 다시 역전에 성공했지만 넷마블도 주력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이 꾸준한 매출을 내고 있어 재역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레볼루션은 출시 10개월 만인 지난달 누적 매출 1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게임업계 왕좌의 주인공은 이달 말 출시를 앞둔 모바일게임 신작 흥행 성과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테라M’, 넥슨은 ‘오버히트’를 같은 날(오는 28일) 출시하면서 정면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두 게임 모두 흥행에 성공한 원작 게임을 바탕으로 만든 후속작이어서 게이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사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 게임박람회 ‘지스타 2017’에서 각 게임 시연장을 열고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넷마블이 올해 넥슨을 제치면 2000년 창립 이래 최초로 게임업계 1위에 등극한다. 이 회사는 테트리스 등 웹보드게임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2011년 이후 모바일게임에 집중하면서 급성장했다.

엔씨소프트도 ‘리니지M’ 흥행 덕분에 깜짝 실적을 내면서 막판 스퍼트를 펼치고 있다. 엔씨는 3분기 매출 7273억원을 기록하면서 올해 합산 매출 1조2254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초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실적에 따라 엔씨가 올해 매출 2조원을 넘길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