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스탠딩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TV 토론이 지난 토론 때보다 생동감은 더 있었지만 제대로 된 정책 대결의 장은 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경쟁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한 발언이 주를 이루면서 본인의 정책 설명은 실종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되면서 지지율 1, 2위인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중심으로 질문과 답변이 흐른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다음은 전문가 평가.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스탠딩 토론’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미국식 스탠딩 토론은 양자 대결이었기 때문에 긴박하고 박진감이 있었다. 우리나라 대선은 다자구도로 하다 보니 시간 제약이 있어 사회자가 교통정리를 하다가 끝난 토론이 됐다. 논쟁에 신경 쓰다 보니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고 기존 주장을 반복하는 수준으로 토론이 흘러갔다.

△신율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외교안보 분야 토론에서 북한의 주적 개념과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고 넘어간 것은 그를 지지하던 20%의 중도층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지지층의 외연 확장에 신경 쓰느라 발언의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지난 1차 TV 토론 때보다 역동성은 높아지고 쟁점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차를 분명히 알 수 있었던 토론이었다. 다만 너무 폭넓은 주제를 제한된 시간 안에 다루다 보니 북한 문제 등 특정 주제로 화두가 쏠린 점이 아쉬웠다.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난상토론에 불과했고 정책토론은 실종됐다. 서로 흠집 내고 말꼬리를 잡다가 진도가 안 나가는 토론이었다. 대북송금 사건에 질문공세가 집중된 것은 지금의 안보이슈와 무관하다.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본다. 이번 토론으로는 지지층이 바뀌거나 변화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박종필/김채연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