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통한 ‘핏줄’ > 박지만 EG 회장(오른쪽)과 부인 서향희 변호사가 굳은 표정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침통한 ‘핏줄’ > 박지만 EG 회장(오른쪽)과 부인 서향희 변호사가 굳은 표정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4년여 만에 눈물의 재회를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2013년 2월 박 전 대통령 취임식 후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9시35분께 부인 서향희 변호사(사법연수원 31기)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자택을 찾았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실질심사를 한 시간가량 앞둔 시점이었다. 서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강부영 판사(32기) 및 그의 부인 송현경 판사(29기)와 고려대 93학번 동기다.

자택 안에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1층에 머물고 박 전 대통령이 있는 2층에는 박 회장 부부만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집을 나설 때 박 회장 부부는 눈시울이 붉었고 박 전 대통령도 눈가가 젖어 있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누나를 배웅한 뒤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들러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에 참배했다.

박 전 대통령과 박 회장의 만남이 주목받는 이유는 두 사람의 남다른 관계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자서전 등을 통해 함께 자란 박 회장과 그의 첫째 아들인 조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박 회장 부부를 포함한 친인척들에게 ‘매정하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엄격히 관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차 대국민담화에서 “청와대에 들어온 뒤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해 가족 간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4년 12월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는 “역대 정권의 친인척 관리를 보고 지만 부부는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여동생 근령씨는 자택을 찾지 않았다. 대신 그의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신 총재는 “가족으로서 도리를 다하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