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배달 음식 주문중개 사업에 뛰어들면서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 앱(응용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과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카카오가 별도 앱이 아니라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1위 메신저 회사인 카카오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기존 강자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카카오톡으로 피자 치킨 주문

[인터넷] 배달시장 뛰어든 카카오…배달앱 스타트업과 '정면 승부'
카카오는 지난 21일 카카오톡에서 바로 치킨 피자 등 프랜차이즈 음식을 주문·결제할 수 있는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카카오톡 주문하기는 비즈니스 계정인 ‘플러스친구(플친)’에서 이뤄진다. 카카오톡 주문하기 플친 계정을 친구로 추가한 뒤 원하는 배달 음식을 골라 대화창에서 곧바로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다. 해당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플친 계정과 각각 친구를 맺어 배달 음식을 시킬 수도 있다.

배달 예상 시간 확인이나 도착 시간 지정 예약 기능도 지원한다. 매장접수나 배달 출발 등 진행 과정을 알림톡으로 전달받을 수 있고, 지인과 메뉴를 카카오톡으로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카카오톡 주문하기는 카카오가 지난해 7월 지분을 투자한 주문중개 스타트업인 씨엔티테크에서 운영을 담당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씨엔티테크를 통해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해당 프랜차이즈의 전국 가맹점 어디서든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며 “가맹점 단위로 계약을 맺는 기존 배달 앱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고객·가맹점 확보 경쟁 심화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통해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브랜드는 피자헛 미스터피자 굽네치킨 놀부보쌈 버거킹 등 14개다. 카카오 측은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에 고객 및 가맹점 확보를 위한 기존 사업자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주문하기에 참여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플친을 통해 카카오톡 이용자들에게 메시지로 신메뉴 출시, 프로모션 등의 소식을 전달할 수 있고 쿠폰을 보내 주문을 유도하는 것도 가능해진다”며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 소식을 알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동응답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나 1 대 1 채팅 기능을 적용하면 고객과 직접 상담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배달앱 사용자 수는 배달의민족이 298만명, 요기요와 배달통은 각각 178만명과 61만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앱으로 주문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각각 300여개, 100여개에 달한다.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프로모션 계획도 예정대로 하고 있고 아직까진 프랜차이즈 가맹업주들의 변화를 못 느끼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카카오톡 배달 주문 건수 등 추이를 파악하고 시장 변화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