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나이티드제약 스마트공장 가보니…컨베이어벨트 없이 알아서 의약품 생산 '척척'
22일 세종시 전동면 노장산업단지에 있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전동공장. 연면적 8094㎡ 규모로 지어진 지상 4층 건물의 공장 2층에 들어서니 여러 개의 방이 줄지어 있다. 이달 초 가동을 시작한 이곳엔 컨베이어벨트로 연결된 생산라인을 찾아볼 수 없다. 원료 혼합, 건조, 타정, 코팅, 선별 등 의약품 생산 공정이 독립된 공간에서 따로 이뤄지고 있었다.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사장(사진)은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면서 개별 공정이 이뤄지는 공간을 분리해 분진과 소음을 없앴다”고 말했다.

◆인력 절반 줄고 생산성 4배 ‘쑥’

스마트공장으로 지어진 전동공장은 설계부터 가동까지 5년이 걸렸다. 통상 2년 안팎인 공장 건설이 늦어진 것은 알약 제조공정의 핵심인 과립 생산설비를 직접 설계해 제작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탓이다. 김성겸 생산이사는 “독일산에 비해 구축 비용을 절반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전동공장에서 직원이 알약 제조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박영태 기자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전동공장에서 직원이 알약 제조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박영태 기자
스마트공장 가동으로 생산인력은 과거 25명에서 10명으로 줄었지만 하루 생산량은 3~4배 늘었다. 분진도 없앴다. 기존에는 한 공간에서 전체 공정이 이뤄진 데다 수작업으로 원료 등을 옮겨 분진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 공장에선 각 공정이 독립된 공간에서 이뤄진다. 원료 등이 밀폐된 용기나 관을 통해 다음 공정으로 보내지기 때문에 먼지 등 오염물질에 노출될 염려가 없다. 김 이사는 “의약품 생산라인에 밀폐방식을 도입한 국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중소 제약사에 기술이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스마트공장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중소 제약사의 의약품 공장 건설을 지원할 계획이다. 독일산 기계보다 구축 비용이 적게 드는 데다 국내 실정에 맞는 생산라인 설계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에서다.

강 사장은 “생산설비 설계 과정에서 의약품 제제 생산기술뿐 아니라 자동화 기술 등을 확보했다”며 “국내 중소 제약사들에 스마트공장은 물론 제제 생산기술을 공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개량신약 사업 ‘탄력’

신공장 가동을 계기로 개량신약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혈전제 실로스탄, 소화불량치료제 가스티인, 소염진통제 클란자CR정 등 주력 개량신약은 전량 스마트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복용 횟수 등을 개선한 개량신약 제품도 더 늘리기로 했다. 오는 10월께 복용 횟수를 줄인 혈전제 개량신약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달 초에는 기존 200㎎이던 용량을 절반으로 줄인 실로스탄 신제품도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의 28% 수준인 개량신약 비중이 올해는 35%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올해 매출 20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의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769억원, 영업이익 271억원을 올렸다.

세종=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