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리가 한국보단 낫다"…어린이날 맞은 日 [김일규의 재팬워치]
어린이날을 맞아 추산된 일본의 15세 미만 어린이 인구가 1950년 이후 최소인 1401만 명으로 나타났다. 일본 전체 인구에서 어린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1.3%였다. 한국은 이보다 낮은 11.2%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 추계 결과 일본 어린이 인구는 지난달 1일 기준 작년보다 33만 명 감소한 1401만 명으로 집계됐다. 43년 연속 감소해 1950년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일본 전체 인구에서 어린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년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11.3%였다. 1950년에는 어린이가 총인구의 3분의 1을 넘었다. 어린이 인구와 비율 모두 1950년 이후 최소·최저였다.

일본의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어 어린이 인구 감소는 갈수록 심각해질 전망이다. 어릴수록 인구가 더 줄고 있기 때문이다. 12∼14세는 317만 명, 0∼2세는 235만 명으로 조사됐다.

일본 광역자치단체 47개 중 어린이가 100만 명을 넘는 곳은 도쿄도(151만3000명)와 가나가와현(103만1000명)이 전부다. 오사카부(98만4000명)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밑돌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어린이 인구 비율은 외국보다 낮다”며 유엔 자료를 근거로 인구 4000만 명을 넘는 37개국 중 어린이 비율이 한국(11.2%)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고 전했다. 독일 14.0%, 중국 16.8%, 미국 17.7%, 인도 24.9% 등이다.

최근 일본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인구전략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지자체 중 40%가 넘는 744개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를 낳는 핵심 세대인 20~39세 여성 인구가 2050년 절반으로 줄어드는 지역이다.

일본의 출산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자녀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은 2022년 역대 최저인 1.26명을 기록해 7년 연속 하락했다. 인구 유지를 위해서는 2.07명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이다. 최근엔 부모의 취업 여부와 상관없이 3세 미만 자녀 돌봄을 지원하는 ‘누구나 통원’ 제도를 2026년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은 전업주부의 경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이용하기 쉽지 않다. 부모가 일정 시간 이상 일하는 등에 따른 ‘보육 지원의 필요성’을 따지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0~2세 영아 중 어린이집에도, 유치원에도 다니지 않는 아이는 전체의 약 60%에 달한다.

이번 정책은 전업주부가 육아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도입한다. 시범사업은 올해 시작했다. 시범사업의 경우 생후 6개월~3세 미만 아이를 대상으로 월 10시간까지 보육을 지원한다. 시간당 요금은 300엔(약 2700원)이다.

도쿄=김일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