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옥죄는 공약 쏟아져 시장경제 위기"
“과거 성장공식인 ‘대한민국 주식회사’를 포기해야 합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상의 회장단이 23일 정치권에 전달하는 ‘제19대 대선 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문’ 책자에 담긴 세부 제언 중 하나다. 그간 정부가 어떤 산업을 키울지 정한 뒤 규제와 지원을 통해 자원을 배분하는 식의 압축성장을 해왔다면 이젠 새로운 사업 기회 포착은 민간에 맡기고 정부는 유·무형 인프라 구축에만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의 회장단의 이 같은 제언은 과거 대선 때와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 상의는 대선 때마다 각종 지원 방안이나 세금 인하 요구 등을 담은 100건의 탄원 목록을 작성해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 대선을 앞두고선 9개의 국가 핵심 아젠다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고민을 요청했다.

이번 제언문은 ‘공정사회, 시장경제, 미래번영’의 3대 틀과 9대 과제를 담았다. 우선 공정사회 틀을 위해 정치 지도자들이 불신의 벽을 허물어 경제 주체가 상호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기업 지배구조를 바꾸되 해법은 시장에서 찾겠다고 했다. 대주주 견제에만 초점을 맞춘 상법 개정안은 주식회사의 기본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명확히 했다. 비정규직의 불이익과 정규직의 기득권을 조정하는 작업도 시급하다고 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