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지만 진솔한 자동차 이야기(가진자)'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기자들이 직접 타본 차들의 뒷얘기를 전해드립니다. 한경닷컴 자동차 담당 박상재 기자입니다.
한국GM '올 뉴 크루즈'
한국GM '올 뉴 크루즈'
Q 한국GM의 '올 뉴 크루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죠?

"한국GM이 올해 초 9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올 뉴 크루즈는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출시 초기 가격 논란이 강하게 일었죠. 경쟁 차종보다 높은 가격이 문제였습니다. 이에 사전계약 대수도 2000여대에 그쳤습니다. 특히 일부 부품 품질 문제가 떠오르면서 전면적인 재점검을 거쳤습니다. 생산이 중단되고 고객 인도가 늦어지기도 했죠. 한국GM은 주력 모델인 올 뉴 크루즈의 잡음에 곤혹스러웠을겁니다."

Q 차는 좋은데 가격이 비싸다는 게 중론이었습니다. 정말 차는 좋은가요?

"실제 올 뉴 크루즈를 타봤는데요. 차는 정말 잘 달립니다. 올 뉴 크루즈는 1.4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 출력 153마력을 냅니다. 고속 주행 시에도 힘이 넘치고 계기판 눈금은 머뭇거림 없이 오른쪽으로 꺾였습니다. 시속 210㎞까지 거침이 없었어요. 묵직한 느낌이 인상적이었고, 고속으로 코너를 통과해도 날카롭게 돌아 나갑니다."

Q 시승회에 참가한 기자들이 비싼 차 가격에 동의하지 못한 단초가 사소한 것이었다면서요?

"소비자는 가격이 오른 만큼 특별한 것을 기대합니다. 그러나 성능 외 편의사양 등은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무엇보다 내비게이션과 계기판이 지적을 많이 받았어요. 우선 차량 정보를 알려주는 디스플레이 폰트가 다소 조잡했고, 내부 디자인도 고급스럽지 못했습니다. 뒷좌석은 송풍구가 없고 가죽 시트 마감도 아쉬웠습니다. 이런 사소한 부분에 신경을 더 썼다면, 가격 인상을 납득할 수도 있었겠죠."

Q 실용성을 따지는 소비자들에겐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많은 사람들이 경쟁 차종인 아반떼를 놓고 얘기를 합니다. 성능을 강조했다면 아반떼 스포츠 정도로 나와야했다는 말이 많았죠. 그러나 가족과 함께 타면서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수준에서 올 뉴 크루즈는 충분합니다. 잘 달리고 잘 서는 만큼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Q 한국GM이 가격 논란과 관련해서는 그래도 발 빠르게 대응했어요.

"고객에게 인도 되기전 신차 가격을 최대 200만원이나 내렸죠. 내부적으로 일부 부서에서는 기존 가격을 끝까지 고수했다고 해요. 상품성 강화와 마진율 등을 따졌을 때 그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겁니다. 경쟁사들이 이른바 옵션을 전부 뺀 깡통차를 싼 가격에 내놓고 시작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항변한 거죠."

Q 그럼 파격적인 가격 인하가 어떻게 단행된 거죠?

"대외협력부서 등에서 강하게 어필했다고 해요. 관련 언론 보도와 동호회 등 소비자 반응 등을 모두 취합해 가격 인하 의견을 강하게 개진했다고 합니다. 사실 한국GM은 올해 크루즈가 신차로는 마지막이죠. 이르면 4월께 내놓을 전기차 볼트 EV는 직수입하는 것이고요. 아직은 국내 전기차 시장 규모가 그리 크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크루즈 판매가 부진하면 문제가 심각해지죠. 크루즈를 생산하는 군산공장 가동률 등의 문제도 있고요."

Q 실제 가격 인하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어떻습니까?

"우선 절반의 성공입니다. 사전예약 고객들은 아주 만족하시겠죠. 뿐만 아니라 아반떼(자동변속기 기준)와 가격 차이는 100여만원으로 좁혀졌습니다. 이달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만큼, 초기 논란을 어떻게 잠재울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Q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어떤 취향의 소비자들에게 권하고 싶은가요?

"올 뉴 크루즈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차급을 뛰어넘는 성능입니다. 1.4L 터보 엔진은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를 충분히 받쳐줍니다. 여기에 차체 강성을 끌어올려 단단한 느낌도 들죠. 올 뉴 크루즈는 운전 재미를 느끼고 싶은 20대~30대 중반 분들에게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Q 마지막으로 '올 뉴 크루즈' 올해 잘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크루즈는 이전 모델도 탄탄한 안정성 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팬층이 두텁습니다. 또 신형을 기다린 소비자들도 많죠. 초기 가격 논란 등이 있었지만, 한국GM이 적극적인 대응을 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다만 겉보기보다 직접 타봤을 때 느껴지는 차이가 많은 점은 걸림돌이 될 수 있겠네요."

한경닷컴 뉴스국 변관열 부장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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