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스웨덴 볼보자동차를 인수한 중국 지리자동차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뛰어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리차가 말레이시아 국민차 생산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프로톤의 지분(51%) 인수에 나섰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수전에는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PSA)과 르노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차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유일한 자동차 생산기업인 프로톤을 인수해 동남아 전체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아세안 협정에 따르면 10개 회원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무관세로 역내 수출입이 가능하다.

프로톤은 아세안 시장을 석권한 일본 자동차 회사에 밀려 자국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4위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포커스투무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일본 도요타는 아세안 시장 점유율이 51.6%에 달한다. 혼다(20.6%), 미쓰비시(9.6%), 스즈키(9.3%)가 뒤를 이었다.

프로톤은 ‘아세안 대표 자동차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1980년대 말레이시아 정부 주도로 설립됐다. 하지만 일본 자동차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해외 파트너를 물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올해 초 해외 파트너를 유치한다는 조건으로 2억8200만달러(약 3220억원)의 구제금융을 연장했다.

WSJ는 최근 가까워진 중국·말레이시아 관계가 이번 인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말레이시아 언론은 프로톤 측이 지리차에 지분을 매각하는 쪽으로 사실상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